창원시 새 야구장, 오늘 안전행정부 심사..향후 전망은

입력 : 2013-10-24 오전 10:32:44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창원시 새 야구장 건설과 입지에 대한 창원시와 야구계의 갈등 정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안전행정부가 3차 투융자심사를 진행한다.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건설의 탄력적 진행과 중도 좌초가 결정되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투융자심사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24일 오전 올해 마지막 지방재정투융자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지방자치단체 주관의 대형 공사 투자 여부와 적정성을 판단한다.
 
창원시로서는 이번이 3번째 심사다. 만약 이번에도 통과되지 못할 경우 내년 3월 있을 다음 심사 기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설계·시공 등 공사의 기간을 감안할 때 2014년 6월 착공해 2016년 상반기 새 야구장 완공을 꾀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결국 무산되거나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창원시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꼽히는 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사업단장. 올해 1·2차 지방행정투융자심사가 통과되지 않자 창원시는 이 단장을 통해 마지막 역전 결승홈런을 추진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고치란 것은 모두 고쳤다" 결연한 창원시, 사업단장의 교체도 단행
 
창원시는 이번 3차 심사 통과를 위해 안전행정부의 지적 사항을 반영하며 심사의 통과에 최선을 다했다. 2차 심사에 지적된 야구장의 규모 축소 등을 반영했다.
 
창원시는 당초 고정석 2만5000석 규모를 제시했다. 하지만 2차 심사의 지적을 받아들여 고정석 1만8000석, 잔디석 4000석 규모로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행부의 지적을 수용하면서도 향후 확장가능성을 염두한 절충이다.
 
최근 많은 지자체는 향후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신규 야구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이미 완공된 포항 야구장, 내년 완공 목표로 공사 중인 광주 새 야구장이 현 창원 3차 심사 보고서에 제시된 야구장 형태다.
 
지난달 김석기 창원시 제1부시장은 한 인터뷰에서 "2차 투융자 심의 때 결정 사항은 국가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창원구장 규모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커서 국가재원 낭비가 우려되는 만큼, 축소하란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창원시는 2차 심사에서 안행부 지적 사항으로 나온 '마산야구장 수익시설 유치', '신규 야구장 수지전망 재검토' 등의 보완조치도 모두 취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창원시는 3차 심사의 통과를 위해 야구장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의 부서장까지 교체했다. 시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창원시 성산구청 행정과장으로 근무하던 이용암 씨다. 창원시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조치다.
 
◇창원시 연고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최대 서포터 '나인하트'가 창원시의 야구장 입지 변경을 요구하며 창원시청 인근에서 집회 중이다. (사진제공=나인하트)
 
◇야구계의 반대가 안행부의 투융자심사에 반영될까
 
하지만 야구계는 창원시가 새 야구장 입지로 생각 중인 진해구 여좌동 옛 육군대학 부지가 부적절하다고 여기고 있다. 예정기간 내에 지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접근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최악의 부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야구계의 반대도 투융자심사에 반영될까.
 
안전행정부 재정정책과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창원시가 보완해서 올린 대책이 심사의 주요 대상"이라고 말하면서도 "야구장을 실제로 사용할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입지변경 요구도 검토 과정에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양측 주장 내용도 일정부분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사용자' 측의 반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단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투융자심사위원회에는 민간전문가 위원 수가 더욱 많다. 창원시가 심사 통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지만 결과에 대한 낙관은 쉽지 않은 이유다. KBO와 10개 구단이 모두 "진해에 야구장이 지어져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모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편 투융자심사 결과는 이달 28~30일 사이에 최종 발표된다.
 
◇창원시가 새 야구장의 입지로 추진 중인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전경. (사진제공=창원시)
 
◇투융자심사 결과 발표 이후 어떨게 될까
 
만약 이번 3차 투융자심사가 최종 통과할 경우 논란과는 무관하게 야구장 건립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완공예정 기일의 준수를 위해 공사는 빠른 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사업단장도 "NC가 당장 들어오지 않아도 창원시는 육군대학 부지에 야구장을 짓는다. 결국 잘 지어진 야구장으로 나중에 NC 측이 자연스레 넘어오려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구계 차원의 후속 조치가 예상된다. 마산야구장을 계속 쓴다는 공개적인 선언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고지 이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만약 연고지 이전이 취해질 경우 창원시와 야구계는 법적 분쟁이란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들 것이 명악관화하다. 현 창원시가 과거 3개시가 한데 통합되며 생긴 정치적 특성 때문에, 창원시는 야구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에도 심사가 통과되지 않을 경우 신축 야구장의 건립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지역 내에서 정치적 책임론까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차 심사 당시 거론됐던 안행부 지적 사항을 보완했음에도 통과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년 심사로 넘어가게 되면서 정책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4일 전국 지방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창원시장을 3차례 역임했지만 '통합시는 새 지자체로 본다'는 유권해석에 의해 창원시장에 다시 나설 수는 있다. 현직 상태에서 출마도 가능하다.
 
하지만 경남도지사 출마시 공직선거법 제53조에 의해 선거 60일 전에 시장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심사에 신경쓰기 어렵다.
 
게다가 창원시의 새 야구장은 창원시 사업이다. 시의 수장이 바뀔 경우 정책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창원은 야당세도 커 지역민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다. 다수 야구계 관계자가 3차 심사에서 창원시 제출 내용이 부결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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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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