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김씨(52)는 서울 중구에서 들어서는 한 브랜드 건설사의 오피스텔 분양 공고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특히 분양가가 3.3㎡당 108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홍보 문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기 전 입주자모집공고를 살펴본 김씨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1억원 초반대로 예상했던 전용 32㎡(구 10평) 분양가가 평균 2억4914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가을 분양대전을 맞아 건설사와 분양업체가 앞다퉈 '착한 분양가'를 앞세우고 있지만 계약면적을 기준으로 산정해 실거래가가 낮은 것처럼 착각을 유발하거나 최저가 세대를 평균 가격인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32㎡의 계약면적은 공용면적을 합해 77.95㎡가 된다. 분양가를 계약면적으로 나누면 3.3㎡당 분양가가 1080만원이 나오지만 전용면적으로 나누면 2540만원이 된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상품설명을 하도록 한 관행이 시장에 정착됐지만 분양가를 여전히 계약면적 기준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송파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도 3.3㎡당 평균 분양가가 1715만원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전용 96.28㎡의 3층 분양가는 6억5850만원으로 이를 전용면적으로 나누면 3.3㎡당 2257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올라간다.
서초구 잠실동에서 분양한 재건축 아파트도 '착한 분양가'를 전면에 내새우며 '인근 전세가 수준에 새집을 살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8억8000만원으로 인근 같은 면적 전셋값(8억9000만원) 수준이라는 것.
실제로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매매가는 12억~13억원 수준이며, 전세는 8억7000만원에서 최대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8억8000만원은 최저층인 2층 분양가로 '로얄층' 가격은 이보다 비싼 10억3000만~10억5000만원 수준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이긴 하지만 분양가가 8억8000만원대라고 단정해 최저 분양가가 평균 분양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어쨌든 이들 단지는 입지가 워낙 뛰어나 청약률 대박을 기록했다"며 "혁신평면, 풍부한 커뮤니티 공간, 수려한 조경을 원하는 까다로운 수요자 눈높이에 맞추려면 공용공간에도 많은 건축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가는 공급면적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착한 분양가'를 내세우기에 앞서 건설사나 분양업체가 정확한 분양가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홍보가 주 목적이다보니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도 가장 비싼 곳과 비교해 격차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또한 분양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수요자는 3.3㎡당 분양가가 전용면적 기준이라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최소한 계약면적 기준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