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국내 무역업자가 자신을 짝퉁업자로 몰아갔다며 해외 유명 브랜드 '버버리'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이순형 판사는 조모씨(45·여)가 국가와 버버리 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판사는 "버버리는 스스로 전문가를 자처하면서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확인서를 세관에 제출했다"며 "해당분야 전문가라면 유사한 면이 있다고 해도 상표권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은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원고의 제품은 20여개월 이상 통관이 지연돼 재산상 손해을 입었을 개연성이 있고, 특히 원고는 상표법 위반으로 기소돼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버버리가 고의적으로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진술하는 등 위법행위를 저질러 원고에게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판사는 조씨가 버버리의 주장을 믿고 제품을 통관시키지 않은 이유로 세관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무죄판결은 버버리의 상품과 유사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상표권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직무상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세관은 2010년 10월 조씨가 중국에서 들여오려는 제품의 외형이 버버리의 상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제품의 통관을 보류한 뒤 버버리에 진위 여부를 의뢰했다.
버버리 측은 조씨의 제품이 자신들의 상표를 모조했다는 내용의 감정서를 세관에 제출했고, 검찰은 조씨를 상표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조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확정됐다. 이후 조씨는 "물건을 제때 판매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국가와 버버리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