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10월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거래량이 제한, 상승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던 채권금리가 강세 전환했다. 국민연금이 자금집행에 나서고 미국에서 협상이 타결된 결과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4분기 미국 경제지표 부진은 불가피해진 상황이지만 '연내 테이퍼링 실시'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엇갈린다.
26일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 상승보다 하락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아진 금리레벨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부담은 높지만 채권시장에 뚜렷한 악재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11월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 금리가 2.7%대 수준에 진입하고, 3-10년 스프레드는 50bp까지 축소되는 플래트닝 장세를 예상한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절대금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금리하락 폭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 뚜렷한 악재를 찾기 어려워 향후 금리상승보다는 하락압력이 우세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이연될 것으로 보이며, 다음주 발표되는 광공업생산과 소비자물가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 연구원은 "장기투자 기관들의 자금집행 이연으로 투자심리는 좋지 않지만 한국경제의 자금잉여 규모가 사상최대 수준이며, 내달 국고채 발행규모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수급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실시와 관련해 경기 동향을 설명하는 핵심 지표인 고용 여건을 감안하면 연내 테이퍼링 개시에 대한 개연성도 여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연내 테이퍼링 개시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전략적으로는 테이퍼링 지연에 대한 기대로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마다 차익 실현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테이퍼링 이슈에 대한 컨센서스는 일정 자체가 중단되거나 크게 늦춰진다는 쪽이 아니라 수개월 정도 지연되는 쪽에 맞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테이퍼링 시기에 대한 속도 논쟁은 이어지고 있으나 정책 자체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이라며 "이는 추가로 금리가 더 하락하기 어려운 논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