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국회만 모르는 부동산시장 침체 원인

LH 재무건전성 지적하기 전 살아날 수 있는 발판 만들어줘야

입력 : 2013-10-30 오전 9:43:08
◇29일 LH 국정감사 현장(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난 29일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 현장. 국감의 핵심은 141조원의 막대한 부채를 지난 LH의 재정 건전성 개선이었고,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이에 대해 한마디씩 했습니다.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뭔지 모를 위화감이 감돕니다.
 
LH의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열쇠는 국회가 쥐고 있으면서 자꾸 이재영 사장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독촉을 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
 
국감장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부동산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데 미매각자산을 팔 수 있겠냐고 질타합니다. 재원 마련을 위해 빨리 자산을 처분하라고 독촉합니다. 돈도 없으면서 어떻게 행복주택을 지을 수 있냐고 타박도 합니다. 본인의 지역구 사업 지연과 사업 철회에 대해 구박하기도 합니다.
 
보아하니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듯 합니다. 땅이나 아파트와 같은 자산을 매각하지 않으면 재무 건전성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지역 사업에 미적거리는 것도 물론 알겠죠.
 
LH는 공공기관이지만 부동산을 사고 팔며 수익을 남기는 기업입니다. 그 수익이 있어야 임대주택 사업도 여유롭게 할수 있는 것이죠. 당연히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돼 보유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면 재정 건전성은 한결 좋아집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부동산 수요가 많아지면 LH의 미분양 아파트가 팔리겠죠. 주택 시장이 살아나면 팔리지 않던 택지 매각도 수월해 지겠죠. 당연히 수익이 많아지면 문제가 없는 지역 사업은 보상도 하고 사업 속도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LH를 그렇게 혼내는 정치인들이 정작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며 국회에 묶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부동산시장 침체의 원인 중 하나는 부동산대책을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는 국회에 있다는 걸 모르는 듯 합니다.
 
야권은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안 중 핵심인 양도세 중과세 폐지 및 완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도 반대를 하고 있죠. 리모델링 수직증축 역시 여·야의 대립으로 계류 중에 있습니다.
 
이들을 완화한다 해도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장담은 없습니다.
 
현재 가장 시급한 취득세율 영구인하 문제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안 통과가 늦어지며 적용시점을 두고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야권은 부동산 급등 우려 등을 이유로 부동산활성화 방안의 법안 통과를 막고 있습니다. 딱히 여당도 그리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야권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 안된다는 핑계로 시장 침체의 책임만 떠넘기고 말이죠.
 
돈 벌 구멍은 본인들이 막아 놓고 LH사장에게 왜 돈을 못벌어 오냐고 채근합니다. 잘못은 LH에만 있다는 듯.
 
하루 이자만 124억원을 내는 LH의 재무 부실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위 의원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쓸데없는 돈이 새고 있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잘못된 사업성 분석로 사업에 실패할 때마다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건설사로부터 받아야 할 돈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감사기관인 국회는 다양한 원인을 지적했습니다.
 
LH는 국감의 충고를 받아들여 재무개선을 위한 조치를 시급히 마련하는 게 맞습니다만 반대로 국회는 지적만 하지말고 LH의 원활한 자산 매각을 위한 장을 시급히 만들어 줘야 할 것입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한승수 기자
한승수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