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3분기부터 실적 호전? '글쎄'

일회성 요인에 반짝 상승..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하락

입력 : 2013-10-31 오후 3:38:27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금융지주사의 3분기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개선됐지만 수익 창출력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요인으로 당기순익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지만 핵심 수익성 지표는 하락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올 상반기 실적 반토막 부진을 털어내고 3분기 상당한 실적 회복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의 올 3분기 당기순익은 전분기보다 180% 급증한 4629억원이다. 하나금융 역시 62.8%(1457억원) 증가한 3775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전분기와 비교해 5.8% 가량 줄어든 523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 이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국내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개선은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의 고정이하여신 재분류로 불어난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손실이 크게 줄었었다.
 
반면 충당금 적립 감소, 법인세 비용 및 지분법 평가손실 제외 등 일회성 비용 축소와 유가증권 매각, 환율 하락에 따른 매매평가익 등 일회성 이익 확대로 3분기 당기순익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수익성 지표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력계열사인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전분기에 비해 0.01~0.05%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 가운데 하나은행이 1.48%로 가장 낮았고, 신한은행(1.73%), 국민은행(1.85%), 외환은행(2.06%)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전반의 저금리 기조 등으로 핵심이익 감소세가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조선·해운·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 부실 가능성까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윤웅원 KB금융 부사장은 "4분기가 NIM의 바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후에는 고객과의 관계 개선이나 서비스 개선, 신용평가모형 개선 등의 조치로 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4분기는 금융지주 실적이 낮은 시기"라며 "판관비가 많이 들어가고 충당금도 보수적으로 쌓기 때문에 3분기보다는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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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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