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구시 새 야구장 공사 현장을 가다

입력 : 2013-11-03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국내 프로야구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은 결국 삼성 라이온즈가 됐다.
 
삼성은 이번 우승을 통해 21세기들어 통산 6회(2002·2005·2006·2011·2012·2013)째의 우승 기록을 썼다. 21세기 두번 중 한번 정도는 삼성이 우승한 것이다. 이미 통산 2000승을 넘긴 국내 유일한 팀인 삼성은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칭할 만 하다.
 
삼성의 선전에는 이유가 있다. 꾸준한 우수 선수의 발굴과 좋은 코치진, 경산볼파크(경북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로서 상징되는 최고 수준의 선수 육성 시스템 등이 적재적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1군 팀이 경기를 치르는 야구장이 낡다는 것이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이하 대구구장) 개장 년도는 지난 1948년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개장 모습을 봤을 구장을 대구는 아직도 쓰고 있다. 문제는 구장이 선수단에게 위험하다는 것이다.
 
대구구장은 지난 2006년 진행된 시설물 안전진단에서는 심각한 붕괴가 우려돼 바로 철거해야 하는 E등급을 받고 망신살을 뻗쳤다. 시설을 보수하고 계속 대구구장 경기를 진행했지만 이후 경기 도중 전광판이나 조명탑이 꺼지는 촌극도 벌어졌다.
 
결국 대구시는 새로운 야구장을 짓기 시작했다. 신축 야구장에 대한 기공식은 지난해 12월 27일 성대히 이뤄졌다.
 
뉴스토마토는 대구 시민들의 관심사이자 많은 야구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대구시 새 야구장(이하 신축구장) 현장을 1일 찾았다. 그리고 현재 공사 상황을 살피고 향후 공사 계획을 들었다.
 
◇대구지하철 대공원역 5번 출구에서 촬영한 대구시 새 야구장 건설현장 입구. (사진=이준혁 기자)
 
◇동쪽에 있지만 접근성에 크게 문제없는 위치
 
신축구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점은 구장 접근성이다. 수성구에도 많은 시민들이 살고 경산시와도 인접하지만 대구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달서구와 정반대이며, 새로 개발 중인 북구에서도 적잖게 멀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기자가 현장을 방문하며 느꼈던 구장 접근성 문제는 다소 달랐다. 지역적으론 동쪽에 위치하지만, 대구 내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은 해결하기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장 북측에 대구의 중심로인 달구벌대로가 위치하고, 주변에 범안로와 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가 자리잡아 통행량 분산 역할을 하며, 지하철 역사와도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는 신축구장을 찾아갈 때는 동대구역에서 버스를 탔으며 취재 후에는 한국시리즈 경기의 현장 취재를 위해서 대구지하철을 이용해 반월당역으로 떠났다.
 
그런데 신축구장을 향할 때는 버스로 20분 정도 소요됐으며, 반월당역으로 향할 때는 15분(지하철 역간 이동시간 기준) 걸렸다. 버스를 통한 이동시간은 취재 이전에 다른 날에 찾았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공원역 5번 출구에서 신축구장 입구가 보였다. 서울 잠실야구장과 종합운동장 간의 거리. 서울 목동구장은 물론 인천 문학구장에 비해서도 더 가까웠다.
 
장경순 대구시 새 야구장 현장 과장(대우건설 파견)은 "유료도로라는 점이 아쉽지만 앞산터널·범물터널·범안길을 이용하면 대구 서쪽인 상인동·대곡동 쪽에서 신축구장에 자가용으로 20분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며 "주말에 대구 외 지역 분들이 오기에도 무난하다. 자연을 벗삼아 좋은 구장에서 경기 관람을 즐기는 것도 좋다."며 입지의 장점을 말했다.
 
◇토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대구시 새 야구장 공사현장. (사진=이준혁 기자)
 
◇'홈팀 좌석수가 많은' 푸른 자연과 벗삼은 팔각형 구장
 
1일 현재 신축구장 공적률은 아직 7% 정도다. 부지의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지만 극소수의 민가와 길가 일부 건물에 대한 보상 절차가 필요했고, 설계를 위한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를 완료하고 한창 토공사 중이었다. 부지 동북쪽 끝의 건물도 보상 협의를 마친 상태로 옮길 건물을 구하는 즉시 건물을 비우게 된다.
 
특히 부지가 산지라 이를 평탄화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나오는 토사는 대구시에 위치한 공사 현장에 전량 운반돼 쓰고 있다고 한다.
 
현장은 아직 야구장 현장이라는 느낌이 크게 없었다. 토공사 중으로 골조는 물론 기초공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구장을 짓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골조의 형태가 나타나는 때는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로 추정된다.
 
김학현 대구시 새 야구장 현장 부장(대우건설 파견) "최대한 환경을 보호해서 짓는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이 블럭에 야구장만 짓고 있지만 향후 남측으로 수성의료지구가 생길 예정으로 신축구장은 공원처럼 된다. 수성의료지구와 경계가 되는 남측 산지는 지켜 자연에서 야구를 보는 느낌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축구장의 최대 특징은 외야 모양이 기존 야구장들의 부채꼴이 아닌 다이아몬드와 같은 형태라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형태다. 경기장 외형도 '팔각형'으로 지어 기존 구장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관중 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홈팀 쪽의 관중석 수를 극대화한 것도 신축구장의 특장점이다. 홈팀 좌석이 될 3루 쪽 좌석의 수를 증설한 것이다.
 
신축구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 권장사항인 동북동 방향으로 짓는다. 자연스럽게 대공원역의 출구과 홈팀 관중석은 매우 가깝다.
 
◇대구시 새 야구장 조감도. (이미지제공=대우건설)
 
◇2년여 후에는 100% 공사 완료된 최고의 야구장 본다
 
신축구장의 수용인원은 2만9121명이다. 고정석 2만4274석에 잔디석, 샌드파크석 등 비고정석이 4847석 더해진 좌석 수다. 현존하는 다른 국내 야구장과 비교해서 가장 많은 좌석수를 갖게 된다.
 
많은 좌석수를 통해 특화석도 폭넓게 구축한다. 내야에는 테이블석, 브랜드석, 스카이박스, 장애인석, 파티플로어 등이 설치된다. 외야에는 바비큐석, 홈런커플석, 패밀리석, 잔디석이 들어선다.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밀착감도 최상이다. 관중석과 1·3루 베이스의 거리가 18.3m에 불과해 국내에서 가장 가까우며, 상단 스탠드를 그라운드 방향으로 돌출토록 하는 캔틸레버 구조도 적용했다. '캔틸레버 구조'는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펫코 파크와 뉴욕양키스의 양키스타디움 등지에 적용된 형태다.
 
김도헌 대구시 새 야구장 현장소장(대우건설 파견)은 "공사 컨소시엄의 메인 회사인 대우건설과 공사의 발주자인 대구시는 물론 실사용자인 삼성 라이온즈도 매주 회의를 통해 좋은 의견을 자주 원만하게 교환 중"이라며 "외국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구장을 짓도록 제반 여건 하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삽을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충실히 준비했고 필요한 단계를 꼼꼼하게 밟았다. 많은 야구팬과 대구 시민들이 적극 기대하는 신축구장이 탈없이 제대로 지어지기를 기원한다.
 
◇대구시 새 야구장 조감도. (이미지제공=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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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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