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준비하던 외교관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지만, 정부가 이를 은폐했다고 민주당이 폭로했다.
3일 김현 민주당 의원은 국방정보본부의 ‘주중 국방무관 보좌관 비위혐의 의혹내용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대통령 방중 준비 기간 중 대통령 전용기 담당 임무를 맡은 주중 한국대사관 국방 무관부 군사외교관이 음주운전 후 교통사고 사건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발각되어 내부 감찰조사를 받고 소환 조치됐다고 밝혔다.
이 군사외교관은 비상근무 기간이었던 지난 6월24일 3시간 동안 중국 식당에서 술을 마신 후 운전하다 도로 경계석과 충돌했다.
해당 외교관은 사고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국방정보본부는 보험회사 직원, 중국인 운전기사들로부터 이 사실을 들은 기무보좌관의 보고를 받고서야 사고 사실을 알게됐다.
국방정보본부 감찰실은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조사를 한 후 해당 군사외교관을 보직해임하고 소환 조치했다.
보고서는 “VIP 전용기 담당(부)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음주운전을 하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동으로 만약 언론에 보도되었다면 미국에서 발생한 ‘윤창중 대변인’수준으로 방중효과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일로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함”이라고 기술했다.
지난 6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사진=청와대)
또 보고서에는 “국방무관은 무관부의 단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무관들과 갈등에 대해서는 서로의 책임이 있는 만큼 도와주고, 양보하고, 상대방을 이해 할 것을 주문했으며, 평소에도 야근과 주말에도 출근하여 업무를 챙기는 등 묵묵히 소임을 다함”이라고 기술했다.
김현 의원은 “(방중 준비기간 중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를) 개인차원의 일로 축소하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권영세 대사가 6월4일 부임하고 비상근무를 지시한 상황에서 음주사고가 발생한 것은 권 대사의 통솔능력과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대사관 차원의 진상조사 없이 국방정보본부 감찰로 사건을 무마한 것은 권영세 대사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하반기 장성인사에서 합참 차장로 보직을 이동한 김현집 국방정보본부장이 전결로 사건을 축소한 의혹이 있다. 무엇보다도 사건처리 과정에서 국방부 보고 등 지휘계통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군이 이를 무시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