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독일 뉘르부르크링에 있는 유럽기술센터.(사진제공=현대차)
[프랑크푸르트=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정몽구
현대차(005380) 회장이 이달 국내 출시를 앞둔 신형 제네시스를 통한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유럽 고급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과 관련, 정 회장은 ‘역발상 경영’으로 수동적 방어가 아닌 오히려 ‘선제적 공격’을 통해 유럽 고급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 유럽 총괄법인을 방문한 현장에서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의 후속 모델을 앞세워 유럽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후속 모델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유럽에서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현대차의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시장에 내놓는 만큼 성공적으로 유럽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말했다.
현대·
기아차(000270)가 유럽 시장에서 그동안 선전을 펼쳐왔으나, 최근 성장세 둔화를 지적하며, 제네시스를 통한 브랜드 혁신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초로 10%를 돌파했다.
특히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4대 자동차 브랜드는 수입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수입차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기본기를 다지고, 첨단 사양을 적용한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유럽 고급차 브랜드와 직접 경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독일 뤼셀스하임 유럽연구소.(사진제공=현대차)
정 회장의 이 같은 과감한 ‘역발상 경영’은 그 동안 불황으로 감소세가 이어져 온 유럽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급격하게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은 이 보다 한 발 앞서 유럽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화 모델을 출시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현대차는 체코 노소비체(Nosovice)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고 i30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유럽 판매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뒤이어 유럽 전략 모델로 선보인 i10과 i20 역시 큰 인기를 끌며 i시리즈 3총사는 유럽 판매 확대의 선봉에 섰다.
기아차 역시 지난 2007년 슬로바키아 질리나(Zilina)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공하고 현지 전략 모델인 씨드를 선보였다.
유럽의 C세그멘트를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씨드는 유럽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유럽에서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이 모두 이뤄졌다.
씨드는 출시 다음해인 2008년에 10만대 판매를 돌파, 기아차 유럽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며 기아차의 핵심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정 회장의 유럽 공략 역발상은 현대·기아차가 매년 감소세를 보이며 불황에 빠진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는 데 초석이 됐다는 평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을 이끌어온 정 회장의 역발상이 다시 한번 현대·기아차의 재도약을 이끌어낼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