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지주회사 전환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6일 발표한 '2013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지주회사는 127개로 이는 전년도 115개에서 10.4% 증가했다.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62개 가운데에서는 16개가 지주회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집단 4곳 중 1곳은 지주회사로 존재하는 셈이다.
자료제공: 공정위
공정위는 지주회사체제가 제도 도입 취지에 맞는 선에서 자리잡은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일반 대기업집단은 출자구조가 평균 5.29단계였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의 출자구조는 평균 3.07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체제가 당초 총수 일가의 무분별한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들여온 점을 감안할 때 순환출자구조 보다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가 가능한 지점이다.
전체적으로 지주회사는 평균 11.4개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계열사가 30.3개로 나타났다.
또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평균지분율은 76.4%,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지분율은 76.6%로 조사됐다.
한편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를 간접 지배하는 비정상적 지배구조도 전체 9.8%에 달하는 비율로 존재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지주회사는 SK가 유일하며, SK의 총수일가 지분은 0.06%에 그치지만 계열사인
SK C&C(034730)를 통해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자료제공: 공정위
총수일가가 지주회사체제 밖에 계열사를 보유하는 형태는 여전한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편입율은 69.9%로, 뒤집어 보면 나머지 30% 계열사는 지주회사체제 밖에 존재하는 셈이 된다.
공정위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평균 12.3개의 계열사를 지주회사체제 밖에서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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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체제 밖의 계열사는 이른바 '터널링(tunneling. 총수 일가가 자기지분이 적은 회사에서 자기지분이 많은 계열사로 '부'를 이전시키는 것)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실제 공정위 조사 결과 지주회사체제 밖의 계열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미만인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9.53%였지만, 지분율 20% 이상인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도 12.0%로 높아졌고, 지분율 30% 이상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16.82%, 지분율 50% 이상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40.47%, 지분율 100%인 계열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는 51.33%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SK(22.5%), 웅진(18.8%), CJ(15.0%) 순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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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체제밖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등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에 대한 지속적 감시가 필요한 한편,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 지주회사 전환을 촉진하는 시책을 같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