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연저점을 향해 내달리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06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하단이 막혀 연말까지는 1060원대 부근에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내린 106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4일 장중 연저점(1054.5원)이 뚫리자마자 외환당국이 이례적인 고강도 개입에 나선 이후 환율은 줄곧 1060원대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흐름이 주춤해졌다는 점이다. 44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이며 역대 최장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들이 사흘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눈에 띄게 매수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환율 레벨을 짓누르던 달러 공급 압력이 누그러져 1060원대 하단을 쉽게 뚫지 못하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외환당국에 대한 개입 경계감도 환율 레벨을 묶어두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통해 원화가치가 2~8% 저평가돼 있다며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할 것을 촉구했지만 외환당국은 갈 길 간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환시 개입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커지면서 시장에서 달러매도 심리가 위축돼 환율이 쉽사리 아래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단 역시 단단하긴 마찬가지다. 최근 미 달러 반등에 힘입어 환율이 레벨을 높여도 대기하고 있던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맞서면서 추가 상단이 번번이 제한된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060원대 부근에서의 갇힌 장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외국자본들은 통상 11월 말부터 포지션 정리에 들어가는 가운데 최근 외인 주식 매수도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라며 “만약 10월 미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환율이 밀리더라도 당국의 경계감이 워낙 강해 올해까지는 레인지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데다 11월~12월은 계절적으로 경상흑자가 줄어들어 외국인 원화자산 매입 강도가 약화돼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며 “반면 환율 상승에 대비한 업체의 달러 대기 매물로 반등도 어려워 연말까지는 무거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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