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정문헌 무혐의' 수사팀이 '대화록 유출' 수사"

"변호사 수십 명이 달라붙어 법리검토했는데, 검사가 무시"

입력 : 2013-11-07 오후 5:11:59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수사팀에 대해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을 무혐의 처분한 수사팀이라며 배당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대화록 유출' 수사팀은 '대화록 미이관' 수사팀과 대비되는, 지지부진한 수사로 민주당의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이날 피고발인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언론에 공개 없이' 서면 조사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을 향해 "'대화록 유출' 수사에서 정문헌 의원을 지난 2월에 무혐의 처분한 검사가 지금 다시 '대화록 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사진=박범계의원실)
 
박 의원은 검찰의 고발인 조사 당시 보인 주임 검사의 행태를 폭로했다.
 
박 의원은 "당시 우리 측 대리인은 국정원 내부규정을 근거로 비밀등급을 한 단계만 낮출 수 있게 돼 있는데, 두 단계를 뛰어넘은 점을 지적했다. 또 국정원 문서 분류를 5년마다 할 수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일반 문서로 분류했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런데 주임 검사가 '더 구체적으로 왜 그것이 부당한 것인지, 왜 그것이 불법인지 정리해서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건 검사와 변호사가 바뀐 것이다. 검사가 고발한 대리인한테 불법을 입증하라고 하면, 검사가 왜 있나. 밥을 만들 거리를 갖고 가서 밥을 지으라고 했더니, 진상을 들여야 밥을 먹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고, 변호사 수십 명이 붙어서 법리를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며 "불과 몇 년 차밖에 안 되는 검사가 수십 명이 달라붙은 법리검토를 무시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바보 같아 보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도 겁난다. 현직 국정원장이 누군가. 현직 정보위원장이 누군가. 여당의 최고 친박 실세가 누군가"라며 "한 치의 잘못도 있으면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한 자라도 틀린 것이 있는지, 한 자라도 사실 오해가 있는지 철저히 따져서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발 대리인 조사를 받으러 갔지만 검사가 기껏 하는 소리가 '더 입증할 자료를 갖고 오라'는 게 현재 검찰 수사 상황"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티타임 비공개 브리핑을 했다. 그 내용을 구해 10명의 변호사에게 보여주며, 이 차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달려고 했다. 그랬더니 10명 모두 '이건 대화록 유출 건에 대해선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검찰의 수사의지에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신경민 의원도 "민주당이 고발한 게 6월이고, 추가 고발한 것은 7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며 "정문헌 의원을 무혐의 처리한 수사팀에 배당하면 누가 믿나"고 따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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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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