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건에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를 수사기관에 알린 제보자를 증인신문하는 방법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공방을 주고 받았다.
검찰은 제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증인신문을 비디오 중계방식으로 진행하자고 주장했으나, 변호인 측은 "신변의 위협은 근거도 없는 주장"이라며 제보자를 직접 법정에 세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는 7일 이 의원 등 7명에 대한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에서 제보자 이모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21~22일 양일에 걸쳐 신문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이씨가 "피고인들 앞에서 진술하는 데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비디오 중계장치를 통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가능하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해 줄 것도 함께 제안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검찰의 요청은 실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공판중심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공개 신문을 요구했다.
변호인 측은 "제보자는 실체적 진실을 밝힐 키를 쥐고 있는데, 국정원과 밀착해 증거수집 활동을 한 사람"이라며 "비디오 앞에서 준비한 답변을 할지 검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제보자가 밝힌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유익하다고 하면서 왜 그것을 밀실에서 은밀하게 밝히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주장하는 제보자의 신변 위협은 근거도 없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검찰이 주장하는 이른바 RO라는 조직은 폭력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호인 측은 간첩 혐의를 받던 독립운동가 고(故) 조봉암 선생이 형사재판에서 허위의 증언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예를 짚으면서, "이 법정에서 다시 되풀이되는 요식행위로 증인신문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제보자도 큰 결심을 하고 사건에 임한 만큼 (신변을) 보호를 해줘야 한다"며 비디오 중계장치가 불가능하면 이 의원 등 피고인이 퇴정한 상태에서라도 증인신문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제보자가 조직 활동에 대한 심각한 고뇌와 반성을 거쳐서 제보를 하고 급기야 증언을 하기에 이르렀다면,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그 취지를 감안해 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서 RO가 제보자와 가족의 신변을 확인하고 소재를 파악한 상황에서 공개 상태에서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재판부는 "제보자에 대한 증인신문 방식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보고 좀 더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 등의 재판은 제보자의 증인 신문에 앞서 오는 12일 오후 2시 첫공판이 진행된다. 이날은 검찰의 공소요지 낭독과 피고인과 변호인 측의 의견 진술이 예정돼 있다. 이후 국정원 직원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주 4회에 걸쳐 집중심리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