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점포수가 한달여 만에 185곳이 패쇄됐다. 또 은행 점포수가 최근 5∼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해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초 버블세븐지역과 수도권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점포 개설 경쟁이 일던 은행들이 최근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점포를 대거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주 말 26개 점포에 대해 일괄 패쇄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664개였던 점포가 10일 현재 638개로 통폐합된 것이다. 하나은행 채널기획부 최태묵 과장은 "지난 2002년 말 서울은행과 합병 이후 2003년부터 매년 연간 평균 15개 정도 늘었지만 6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가 줄었다"며 "성장에 한계를 보이거나 수익이 적은 점포가 통폐합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주택은행과 통합작업이 마무리된 지난 2004년 이후 점포수가 5년 만에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재 1193개 점포수를 기록해 지난해 말(1245개)에 비해 52개 줄었다. 국민은행 채널기획부 유상훈 팀장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중복 영업점을 합치고 인원을 재배치하고 있다"며 "향후 60여곳까지 패쇄 점포수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10일 현재 921개 점포수로 지난해 말 1026개보다 무려 105개나 줄었다. 신한은행 전략기획부 서한서 차장은 "개인점포와 기업점포를 통합 운영해 비용은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경우 점포는 현재 901개로 지난해 말(896개)보다 5개 점포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 등 기존의 지점개설이 예정돼 있어 일시적으로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인천국제공항지점 폐쇄를 포함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복점포 30여개를 점진적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이 밖에 농협과 기업은행이 각각 1개 점포만 줄었고 외환·한국씨티·SC제일·부산·대구은행 등은 점포수에 변화가 없었다. 단 한국씨티은행은 2년 전 점포수가 250여개를 기록한 이후 계속 줄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나빠질 경우 개점한 지 2년도 채 안된 신생 점포도 과감하게 패쇄시킬 것"이라며 "점포 구조조정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