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발광다이오드(LED)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3분기 TV에 채용되는 백라이트 유닛(BLU) 부진에도, IT 제품의 선전과 LED 조명의 급성장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TV 부문이 역성장을 하면서 BLU의 부진은 예상대로였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IT제품에 채용되는 BLU가 그 부진을 상쇄하면서 급격한 매출 하락을 막았다. 여기에 LED 조명의 수익성을 입증하면서 그 성장성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각인시킬 수 있는 3분기가 됐다.
현재 LED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 중에 순수 BLU나 순수 조명기업은 없다. 다만 공통 분모는 LED 조명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LED 조명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반도체의 경우 3분기 가장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서울반도체(046890)는 연결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 2702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영업이익은 무려 103% 급증했다.영업이익률도 두자릿수인 12%를 유지하면서 여타 LED 기업들과의 수익성 격차를 벌렸다.
호실적의 원동력은 단연 고부가가치 LED 조명 비중의 확대다. 현재 국내 기업들 중 유일하게 조명용 매출이 절반을 넘었고, 3분기 순수 조명 매출은 37%에 달했다.
여기에 TV의 역성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던 BLU 부문도 LCD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성장으로 하락폭을 줄였다.
직하형 TV의 백라이트 원천기술인 블랙홀 렌즈 특허 등도 TV 시장의 역성장에도 버팀목이 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LG이노텍(011070)도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 했다. 조명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3분기 기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BLU 부문의 부진에도 적자폭 확대를 막을 수 있었다.
다만 LG이노텍의 LED 사업부는 3분기 전방산업인 TV 시장의 침체에 따라 LED 백라이트유닛(BLU)이 부진하면서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LED 사업부는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8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9% 줄었다.
그럼에도 급격한 침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조명 비중의 확대와 IT 제품 BLU 부문의 선전이었다. 매출이 줄어들었음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조명 비중이 지난 분기보다 7%포인트 늘어난 26%를 기록하면서 적자폭 확대를 막았다.
특히 직전 분기 대비 LED BLU의 매출이 17% 줄어든 반면 조명의 매출은 23% 늘어나면서 BLU의 부진을 조명이 상쇄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LED 기업들의 실적은 LED 사업의 미래는 조명에 달려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며 "앞으로 조명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LED 생산기업들의 실적도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LED의 시장 침투율이 3%가량 밖에 되지 않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조명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는 수익성의 하락을 낳게 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글로벌 기업들이 가격 하락세를 주도해 LED 조명 완제품 가격이 30% 이상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급격한 가격 하락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조명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백적이다.
결국 LED 조명 비중 확대와 함께 고부가가치, 차별화된 제품의 개발이 LED 조명 시장의 확대라는 '순풍'에 몸을 맡길 수 있는 '필수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아크리치 가로등'이 설치된 중국 '웨이양로' 거리. (사진=서울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