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의 마이클 더니건. (사진제공=KBL)
[인천=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프로농구에서 예측할 수 없는 팀이 하나 더 생겼다. 서울 삼성이 8연패를 끊자마자 3연승을 달리며 수직 상승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12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 맞대결에서 69-58로 이겼다.
연패 수렁에 빠졌던 삼성은 '골밑 파수꾼' 마이클 더니건(203cm)의 복귀와 함께 반등했다. 더니건은 이날 7득점 9리바운드를 올렸다.
시즌 초 부상에 신음했던 더니건은 지난 7일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에서 복귀했다. 더니건의 복귀와 함께 삼성은 8연패를 끊으며 선두 SK까지 62-45로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SK를 단 45득점으로 묶은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복귀 후 3경기를 소화한 더니건은 이 기간 동안 평균 10.3득점 11.6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삼성의 골밑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은 부담을 한층 덜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더니건이 오면서 (상대가)더블팀 붙는 경우가 많아졌고 여기서 발생되는 찬스 때문에 국내 선수들의 득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국내 선수가 10~15득점 이상씩 해주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더니건이 복귀하면서 외곽의 이시준과 이정석의 득점이 살아나고 있다.
김 감독은 또한 "더니건이 득점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라며 "수비나 리바운드에서 해주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팀 전체적인 관점에서도 언급했다.
삼성 이동준과 차재영도 더니건의 복귀에 신났다. 이동준은 "비시즌 내내 팀 자체 연습경기에서 더니건과 같은 팀을 했다"며 "호흡이 잘 맞고 의외로 더니건이 패스능력까지 갖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차재영은 "높이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더니건 복귀 이후 가드나 포워드들이 외곽슛을 많이 쏠 수 있게 됐다"면서 "팀 융합도 좋아지고 더 단단해지는 기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상대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더니건 효과를 인정했다. 유 감독은 경기 전 "삼성에 더니건이 들어오며 외곽 선수들의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이동준과 더니건을 모두 막기는 어려워 어딜 주고 어딜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털어놨다.
전자랜드를 꺾으며 4승(9패)째를 따낸 삼성의 자신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은 원주 동부(15일), 전주 KCC(17일), 창원 LG(21일)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동준과 차재영은 "지금 분위기로는 어느 팀이든 자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