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정부로부터 '노조아님' 통보를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노조 지위를 당분간 유지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3부(재판장 반정우)는 1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본안사건의 1심 판결 선고시까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교조의 노조 지위를 박탈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고, 공공의 복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전교조 전임자가 노조업무에만 종사하기 어려워지고, 노조에 인정되는 단체교섭권 등을 실질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이 적용받게 돼 실질적인 노조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며 "전교조의 교육 사업과 교육 관련 위원회 참여 활동도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외노조통보처분의 효력이 유지되면 전교조의 노조 활동이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손해를 입게 되고, 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학교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확산되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재판부는 전교조가 1999년 설립돼 14년여 동안 교원노조법에 따른 노조로 활동한 점과 조합원이 6만여명에 이르는 점도 공공복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소송 자체가 무효라는 정부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부가 전교조에 내린 시정명령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 판결이 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경우에만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24일 해직자를 노조원으로 둔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이에 전교조는 곧장 고용부를 상대로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내면서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제기했다.
이 사건 본안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2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