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IT업계의 거인 애플이 기업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12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기업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사업 부문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드 새들러 포레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기업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기기 가격을 인하하고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할 뿐 아니라 보안성을 강화하는 등 기업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스터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는 기업 근로자들의 18%가 이미 애플의 기기를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의 기기가 업무에 사용되는 비율은 고작 3%에 불과했다.
트립 초드리 글로벌 이퀴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일반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기업 근로자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애플의 모바일 기기와 랩탑"이라며 "애플의 제품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과는 달리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 개인이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IT 기업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애플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기업 시장으로 가는 문턱은 더 낮아진 셈이다.
하지만 애플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기업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최근 링크드인을 통해 "우리는 포춘지 선정 1000개 기업 고객 유치를 목표로 영업에 나서줄 대행인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초드리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교육 시장 부문에서는 판매나 영업을 대행하는 전문 세일즈 팀을 갖추고 있긴 했지만, 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팀을 꾸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애플을 비롯해 경쟁사 기업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의 맥은 전문적인 영업팀 없이도 성공을 거둬왔었다"며 "만약 애플이 세일즈 팀을 꾸린다면 마법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델과 MS, HP에는 나쁜 뉴스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애플은 문서관리 소프트웨어 아이워크(iWork)와 매버릭스 OS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혀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새들러는 "애플은 많은 소프트웨어를 소비자들에게 거저 주면서 MS사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은 애플의 수익성에 충격을 주긴 하겠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7년에는 기업 고객이 태블릿 시장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캐롤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이패드가 기업 고객들이 사용하는 태블릿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투자책임자(CFO)는 "전세계 3만5000개 기업들은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기업 내부 맞춤앱을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5S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것처럼 향후 기기의 보안성을 강화해 보안에 민감한 IT업계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