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두산이 우승을 놓친 이유는.."

입력 : 2013-11-13 오후 10:01:17
◇13일 대구 경북대 대강당에서 삼성그룹의 대학생 대상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는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 (사진제공=삼성그룹)
 
[대구=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야신(野神)'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가 3승1패란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에도 우승하지 못한 이유로 김진욱 두산 감독의 말을 첫손에 꼽았다.
 
김성근 감독은 13일 대구 경북대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대학생 대상 토크 콘서트 '열정樂(락)서'의 두번째 강연자로 참석해 '一球二無(일구이무) 정신'을 주제로 2500여 명의 청중을 향해 한시간 동안 강연을 펼쳤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에 이어서 두 번째 연사로 오른 김 감독은 이날 청중을 향해 인생을 사는 방법을 자신의 실례를 섞어 폭넓게 이야기했다. 더불어 강연 도중에 프로야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면서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 전체 경기를 TV로 보며 그 속에 우리 인생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급하게 덤빈 사람이 망했지 않았나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후 22세(1965년) 당시 영구귀국을 시작으로 한국에 와서 생활한 이야기와 인생살이와 조직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교훈적 발언, 자신의 여러가지 일화를 전하던 김 감독은 강연의 후반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당시) 두산 감독이 3승1패 하던 상황에서 '우리 앞으로 3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요. 절대로 그런 발언을 해서는 안 됐어요"라면서 두산이 좋은 흐름을 놓친 원인을 감독의 실언에서 찾았다.
 
이어서 "감독의 그 말 한 마디에 대다수 선수들의 긴장감이 끊겼다. 긴장감이 사라졌다. 본인 스스로 결단 내리지 못한 순간이 매우 많았다."며 "오늘을 보지 못하고 내일, 모레, 자꾸 이후를 봤다. 결국 가까웠던 우승은 내년까지 갔다"고 당시 김진욱 감독의 발언과 선택에 대해 평가했다.
 
한편 김 감독은 이날 강연을 통해 자신의 인생 철학과 각 팀의 지도 경험은 물론 정명원 두산 코치의 선수 시절 지도 일화, SK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로 생긴 선수들과의 사건, 고양원더스 감독 선택 과정, 이명박 전 대통령 초청 강연 당시 발언 등을 전격 공개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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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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