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이성호 제14대 서울중앙지법원장(56·사법연수원 12기·사진)이 14일 공식 취임했다.
이 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판결문은 법관만의 독백이거나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라, 당사자와 국민을 설득해 마음으로부터 승복과 이해를 얻어내는 대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결문은 대화의 상대방인 당사자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써야 하고 결론과 관계없는 판결이유에서도 교양과 지성을 갖춘 법관의 품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원장은 또 소통과 공감, 동참을 통한 신뢰 받는 재판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우리 법원을 이끌어가기 위한 지표로서 '소통, 공감, 동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여러분들이 늘 기억해 줬으면 한다"며 "신뢰받는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매일 들어가는 법정이 바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동참하는 첫 번째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수가 많고 심리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당사자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상호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절차적 만족과 실체적 진실을 함께 추구하는 법정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법원장은 이와 함께 "1심 집중심리의 충실화라는 목표도 재판부가 독주하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의 법정에서는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주의 및 당사자주의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당사자의 승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은 소통하고 공감하며 동참하는 재판임을 늘 염두에 두고 재판에 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법원장은 충북 영동 출신으로 신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서울지법 의정부지원·남부지원 판사 ▲부산고법·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서울지법·특허법원 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법률지식이 해박하고, 뛰어난 업무능력 및 치밀한 사건 파악 능력에 사려 깊고 부드러운 재판 진행으로 법정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황우석 사건, 강호순 사건, 아람회 사건 등 굵직하고 까다로운 사건을 명쾌하고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