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일명 '맞대기' 방법을 이용해 사설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벌인 연예인 8명과 도박 개장자 등 21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올 1월부터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 사범들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약 39억원 내지 143억원 규모로 도박을 개장한 도박개장자 2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도박개장자 및 도박개장 가담자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돈을 베팅하는 방법으로 사설 스포츠토토 도박에 참가한 도박가담자 21명 중 도박 규모에 따라 1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3명을 약식기소했다.
도박에 참가한 연예인은 모두 8명으로 도박 참가액수에 따라 공성수(44·17억9000만원), 토니안(35·4억원), 이수근(38·3억7000만원), 탁재훈씨(45·2억9000만원)는 불구속 기소됐고, 앤디(32·4400만원), 붐(31·3300만원), 양세형씨(28·2600만원)는 약식기소됐다.
이에 앞서 개그맨 김용만씨(46)는 지난 4월9일 13억3500만원 상당의 불법도박을 벌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참가한 사설 불법 스포츠토토는 도박개장자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해당 스포츠 경기를 지정한 뒤 베팅을 권유하는 문자를 보내면, 도박참가자들로부터 경기 시작 전까지 승리 예상 팀에 일정한 금액을 베팅한다는 문자를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승·패 결과에 따라 예상이 적중하면 베팅금액에서 수수료 10%를 공제한 배당금이 도박 참가자가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되고, 예상이 틀린 경우 베팅금이 도박개장자 관리 계좌로 송금되는 방식이다.
검찰은 도박개장자들은 도박 범행이 드러나지 않도록 유흥주점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친한 동료와 축구 동호회 활동을 통해 친분을 쌓은 사람들만을 은밀히 도박에 참가하도록 끌어들였다.
실제로 이수근, 탁재훈, 김용만씨는 축구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한모씨(37·구속), 김모씨(37·구속)의 권유로 참가하게 됐다.
토니안, 앤디, 붐, 양세형씨의 경우는 같은 시기 연예병사로 근무하면서 휴가 중 알게 된 김씨의 권유로 영외행사시 일시적으로 지급받은 휴대폰을 이용해 은밀히 도박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회 베팅금액과 1일 베팅액수가 제한되는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와 달리, 제한이 없고 베팅 금액을 후불처리할 수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배당률에 따라 진행되는 일반적 스포츠토토와 달리 도박개장자와 1:1 승부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도박참가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검찰은 그러나 도박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베팅한 도박자금을 모두 잃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씨의 경우 2008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143억원대의 규모의 맞대기 도박을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씨는 2008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39억원대의 맞대기 도박장을 연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표적인 건전 여가활동으로 인식된 스포츠 경기까지 불법 도박에 이용한 사설 스포츠토토도박의 규모가 270억원 상당에 이르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까지 이에 참여한 사실을 밝혀냈다"면서 "각종 불법 도박 사범에 대해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