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회장님 '악재'에도 3분기 실적은 '순항'

입력 : 2013-11-15 오후 5:56:31
◇공덕동 효성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조석래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로 비통함에 사로잡힌 효성그룹이 3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으며 순항을 이어갔다. 갖은 악재를 달랠 간만의 단비다.
 
섬유 부문이 특히 선전한 가운데 산업자재, 화학 등 주요 사업부가 견조한 실적으로 뒷받침하면서 3분기를 이끌었다. 다만 국세청의 법인세 추징금 3652억원이 3분기에 손실충당 처리되면서 순이익은 대규모 적자전환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004800)은 3분기 매출액 3조1993억원, 영업이익 15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소폭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6% 급증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였던 1400억원대 후반을 소폭 상회했다.
 
다만 국세청 추징금이 3분기 제무제표에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 24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4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3% 대폭 상승했다.
 
이와 같은 호실적의 원동력은 역시 섬유 사업부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의 호조 덕분이다. 섬유 사업부는 3분기 매출 5589억원, 영업이익 714억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주력제품인 스탄덱스의 경우 중국 등 신흥국가의 시황 호조와 원료가 되는 PTMG의 가격 하향 안정세에 힘입어 수익성이 확대됐다. 여기에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고수익 차별화 제품으로 힘을 보탰다. 4분기에도 섬유 사업부는 베트남 공장 증설물량 판매 등을 통해 전세계 1위 점유율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재 부문은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침체에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지만,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매출액 6018억원, 영업이익 227억원으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4분기에는 성장여력이 높은 아시아에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업체가 사업을 철수한 일본에서의 판매 확대를 추진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을 높일 계획이다.
 
화학 사업부도 여름 성수기에 힘입어 PET병 판매가 늘어나면서 기여도를 높였다. 3분기 화학 부문은 매출 4797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4분기에는 프로판 가격 상승 및 패키징 비수기 진입 등으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3분기 옥의 티는 중공업 부문이다. 2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했던 중공업 부문은 3분기 다시 적자전환하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중동, 인도, 북미 시장에서의 수주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환율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효성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판덱스, 타이어보강재 등 기존 핵심사업과 함께 폴리케톤, TAC 필름,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프로펠렌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화학기업으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김동건 현대증권 연구원은 "검찰 조사라는 악재와 상관없이 효성 사업은 이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며 "검찰 조사가 해외 고객사에게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와 달리 거의 영향이 없어 사업부가 순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효성은 3분기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현재 외부 감사인의 회계감사와 금융감독원의 감리,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실적 공시 없이 분기보고서를 통해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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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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