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최근 10여 년 간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육류 소비 현황을 살펴본 결과 2008년 이후 5년 만에 한우가 닭고기 매출을 눌렀다.
17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축산물 매출을 살펴본 결과, 한우 매출이 닭고기(계육+계란)를 넘어섰다.
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을 살펴보면 2004년까지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순으로 소비가 이뤄졌다.
그러나 웰빙 열풍이 불면서 닭 가슴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2005년부터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순으로 순위가 변동됐다.
롯데마트에서도 한우 매출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닭고기보다 앞섰으나, 2008년부터는 닭고기 매출이 급증해 흐름이 역전된 이후로 작년까지 지속 닭고기에 뒤쳐진 상태를 유지해왔다.
올해는 이 같은 흐름이 뒤바뀌었다. 1월부터 11월까지 매출을 비교해보니 한우가 51%, 닭고기가 49%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한우가 닭고기를 넘어섰다.
이렇게 한우와 닭고기 매출이 역전된 것은 한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돼지고기, 닭고기 못지 않게 대중화 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우 가격은 과잉 공급으로 인해 예년보다 10% 가량 저렴해졌다. 반면, 닭고기는 사육 두수가 감소하며 시세가 10%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우와 닭고기의 가격 차이도 줄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커 구매를 망설였던 한우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축산물 소비자 가격을 살펴보면 '한우 1등급 등심(100g)'은 2008년 6288원에서 올해 6083원으로 하락한 반면, 생닭(1kg)은 2008년 4258원에서 올해 5982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를 돕고자 한우협회와 대형마트 업계가 소비 촉진 행사에 적극 나선 것도 닭고기를 누르는데 주요 요인이 됐다.
작년에는 대규모의 소비 촉진 행사를 평균 두 달에 한 번 진행하던 것을 올해는 월 평균 1회 진행해 횟수를 크게 늘려 한우 소비가 늘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실제, 한우데이(11/1)에 전국 105개 매장에서 이틀간 판매한 한우 매출은 약 100억원 가량으로, 이는 롯데마트 연간 한우 판매액(약 800억원)의 12~13%에 달한다.
이밖에, 일본 방사능 공포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면서 대체 수요로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 1~10월 매출을 살펴보니 수산물 매출은 15% 감소한 반면, 한우 매출은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장은 "이번 한달 간 매주 토요일을 한우 먹는 날로 지정해 지역 한우를 저렴하게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다양한 품목으로 행사를 확대해 축산물 소비 촉진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마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