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외 굵직한 정유사들이 호주 유류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S-Oil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 18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 검토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석유 유통기업 퓨마에너지 등 2~3개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져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현재 인수전에는 한국의 SK이노베이션과 S-Oil, 싱가포르의 퓨마에너지 등을 포함해 5~6개 업체들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인수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S-Oil이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인수전에 나설 의사를 내비쳤다.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 면면을 보면 각기 다른 경쟁력을 갖춰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인수전은 각축전이 예상된다. 석유제품의 70%를 수출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은 맞춤형 석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가별로 석유 제품의 황과 벤젠 등의 함량이 제 각각인데, 경쟁사 대비 국가별로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Oil(010950)은 국내 정유 업체들 가운데 호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출한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다. S-Oil은 지난해 호주 수출 물량의 65%를 차지하며 경쟁업체들을 따돌린 바 있다. 특히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중동보다 S-Oil 울산공장이 호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세계 3대 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의 자회사인 퓨마에너지 역시 모회사의 든든한 배경이 있는 만큼 이번 인수전에서 무시 못할 경쟁 상대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노후 정제시설이 잇달아 폐쇄되면서 S-Oil 등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이 쏠쏠하게 반사이익을 봤다"면서 "정제마진 감소로 해외 수출길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국내 업체들로선 인수 의지가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밑 전쟁은 이미 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