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신한사태 항소심에서 검찰이 무리한 증인 신청으로 선고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사태 재판이
신한지주(055550)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줄면서 한동우 회장의 연임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횡령 및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내달 9일을 최종변론일로, 26일을 선고일로 정했다.
재판 관계자는 "재판부가 공판 기일에 이어 선고일까지 한꺼번에 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연내 선고를 확정 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검찰의 추가 증인신청에도 "오래 끌어온 사안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라 전 회장의 증언도 여러가지 증거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선고일을 못 박았다.
이날 재판은 변론을 마무리 짓고, 결심공판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선고일은 한달여 뒤로 미뤄졌다. 검찰은 양용웅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장과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 등을 핵심증인으로 보고 재신청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에 대해서는 구인(강제적 소환)해달라는 의견까지 전달했으나 재판부는 "특별한 사유로 증인 출석을 거부하는 이상 구인은 부적절하다"며 "다음 기일에 라 전 회장이 증인 출석에 불응하면 증인을 취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판이 결심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재판 관계자들은 검찰의 증인 재신청 논리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라 전 회장은 1심부터 2심에 이르러 세차례 증인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모두 불참했었다.
신 전 사장측은 "라 전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도 불리할 게 없다"면서도 "1심 때부터 수차례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도 없이 다른 혐의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신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애초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검찰이 선고일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한사태가 있었던 지난 2010년 12월 신 전 사장의 사퇴로 신한은행은 고소를 취하했지만 검찰이 기소하면서 1심 재판이 2년여동안 진행됐었다. 1심 재판부는 신 전 사장의 혐의에 대해 대부분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일정이 미뤄지면서 연임 도전에 나선 한동우 회장의 경우 연임 가능성은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사태 재판이 회장 선출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검찰이 선고일을 미루면서 한동우 회장을 미뤄준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