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하고 있는 축구대표팀 골키퍼 3인방. (왼쪽부터)정성룡, 이범영, 김승규.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정성룡(28·수원)이 삭발까지 하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으나 결과는 씁쓸함만 남았다.
정성룡은 19일 저녁 1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자벨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그는 대표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실책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12분 러시아의 시로코프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정성룡은 흘리고 말았다. 몸을 날려 크로스를 잡으려 했으나 공은 겨드랑이 사이로 빠져나갔다. 쇄도하던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는 빈 골대에 가볍게 공을 밀어 넣었다.
축구대표팀은 전반 6분 김신욱의 골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이 실점 이후 한동안 침체에 빠졌다. 결국 대표팀은 후반 13분 타라소프에게 역전골까지 내주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정성룡은 이날 실수로 김승규(23·울산)와 주전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게 됐다.
지난 15일 스위스와 평가전에서는 김승규가 골문을 지켰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러시아전을 앞두고 여전히 신뢰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정성룡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플레이로 재차 주전 골키퍼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그의 이번 실책은 최근 소속팀에서 펼친 경기와도 닮았다. 정성룡은 지난 10일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실책으로 동점골을 내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31분 정성룡은 포항 이명주가 찍어 찬 공을 손으로 잡으려다 놓쳤고 공은 그대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1-0으로 앞서가던 수원은 정성룡의 실수에 1-1로 쫓겼고 끝내 후반 30분 고무열에게 실점하며 1-2로 졌다.
수원은 이 경기를 내주며 시즌 내내 고대했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칠 위기에 몰렸다. 같은 날 후배 골키퍼 김승규가 전북을 상대로 '선방쇼'를 보인 것과 대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