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지금 아이들은 동네에서 차 때문에 공도 못찬다. 유일하게 놀 수 있는 것이 게임이다(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만화가)”
“아이들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놀이자체를 죄악시하는 법이다. 아이들을 낙인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권금상 문화연대 집행위원)”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식(이하 공대위)’에서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에 대한 문화예술계 유명인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공대위 대표를 맡은 박재동 교수는 “과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청소년보호법은 결국 문화·예술을 규제하는 것과 같았다”며 “우리나라는 규제로 상상력이 묶여버렸고, 일본은 만화문화가 크게 발달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 교수는 아이들에게 오락은 항상 필요하고, 현재는 게임이 아이들의 놀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박재동 교수는 이어 “문화예술 콘텐츠 산업을 사회에서 애정어리게 바라보느냐, 나쁘게 보느냐는 굉장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며 “생각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콘텐츠업계)는 맞아 죽는다”고 꼬집었다.
◇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News1
박 교수는 “게임·만화 등 문화콘텐츠에 중독자가 있을 수 있지만 (알코올, 마약 등과) 따로 취급되고 다뤄야 한다”며 “이번 공대위 발족으로 따뜻한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권금상 문화연대 집행위원도 “이 법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을 피해자로 만들어 낙인집단으로 취급한다”며 “결국 아이들을 공부만 해야하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놀이자체를 죄악시하고 있다”고 아이들의 놀 권리를 옹호했다.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News1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술·마약·도박은 해악성이 물질 자체에 내포돼 있지만 인터넷게임이나 다른 콘텐츠에 해악성이 내재돼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헌법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법이며, 이 같은 악법을 만드는 (정치권의) 중독은 어디서 관리하나”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독립음악제작자협회, 문화연대, 우리만화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게임개발자연대, K-IDEA,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22개 문화예술단체들이 공대위에 참여를 선언했다.
공대위는 앞으로 게임이용자 1000명이 참여하는 플래시몹을 포함해 1인 시위, 정기포럼을 개최하고, 재원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