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QM3가 대박 조짐을 보이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벼랑 끝에 몰린 르노삼성차의 구원투수로 손색이 없다는 안팎의 평가에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20일 오전 8시30분. 르노삼성차가 전국 영업소에서 일제히 QM3에 대한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7분 만에 한정물량 1000대가 모두 마감, 소진됐다. 분당 143대 꼴로 팔려나갔다.
이미 국내출시 이전부터 유럽에서 '캡쳐'(CAPTUR)라는 차명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터라 대내외 검증은 마쳤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본고장인 유럽보다 최대 800만원가량 낮게 가격이 책정되면서 시장은 삽시간에 QM3를 주목했다.
다만 출력과 토크가 한계로 지적되면서 SUV의 본질을 잃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제기됐다.
◇7분만에 1000대 매진..QM3의 힘 '가격 경쟁력'
QM3가 일으킨 선풍적 인기의 원동력은 가격 경쟁력이다. QM3는 가격뿐만 아니라 옵션 추가시 가격적 메리트가 확실하다는 평가다.
QM3의 가격은 2250~2450만원으로 책정됐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캡쳐가 2만1100유로(한화 약 30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이자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라지만 이 정도 가격에 SUV를 탈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디제이라는 점도 큰 유인책이 된다.
게다가 최근 필수 옵션이 된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추가로 선택할 경우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중간급인 QM3 LE모델(2350만원)에는 후방카메라가 기본 탑재돼 있고, 30만원을 추가하면 내비게이션을 설치할 수 있다. 아울러 최고사양인 RE모델(2450만원)에는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반면 기아차의 '올 뉴 쏘울 1.6 디젤'의 경우 기본 모델인 프레스티지 모델(1980만원)에서는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조차 선택할 수 없다. 위급인 노블레스(2105만원)와 브라운존 모델(2210만원)은 120만원을 추가해야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수 있다.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각 모델의 최고사양을 비교해 보면 약 120만원 정도 QM3가 비싸다. 하지만 3만5000㎞ 이상 주행할 경우 이를 만회할 수 있다.
연비도 가격 경쟁력에 힘을 보태는 부분. QM3의 연비는 18.5㎞/ℓ로, 1등급 연비효율을 갖췄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인 경제성을 갖췄다.
QM3의 등장과 함께 비교대상이 된 기아차의 '올 뉴 쏘울' 디젤 모델과 마주하면 연비는 더 부각된다. '올 뉴 쏘울 1.6 디젤' 모델의 연비는 13.4~14.1㎞/ℓ로 3등급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성을 이유로 연비 좋은 차를 찾는 최근 흐름과 맞물릴 경우 판매 면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QM3 1.5 디젤'과 '올 뉴 쏘울 1.6 디젤' 제원 비교.(자료=각 사 취합)
◇낮은 출력과 마력은 아쉬워..르노삼성 "무리 없다"
QM3가 가격적인 부분에서 강세를 보인다면 성능 및 크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출력과 마력이다. QM3는 최대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를 갖췄다.
이는 최대출력 128마력에 최대토크 26.5㎏·m인 '올 뉴 쏘울 1.6 디젤'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진다. 경차인 '모닝'의 최대출력이 QM3와 엇비슷한 82마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일각에서는 CUV로 분류된 QM3가 본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하고 있다. 시내주행에는 무리가 없지만 오프로드는 물론 고속도로로 나갈 경우 힘이 크게 달릴 것이란 지적이다.
그나마 국내는 사정이 낫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최고속도는 최대출력, 가속능력은 최대토크와 관련 있는데 속도를 많이 낼 수 없는 국내에서는 최고속도보다 가속의 중요성이 높다. 하지만 출력과 토크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지워지진 않는다.
올 뉴 쏘울이나 쉐보레 트랙스에 비해 크기가 작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전장과 전폭, 전고 등을 비교해보면 QM3가 10~30㎜ 정도 작다. 크게 체감하기 힘들 정도의 수치지만 내부 공간에서의 체감은 작지 않은 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0~20㎜의 차이는 외형상으로는 큰 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안에 타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련의 지적들에 대해 르노삼성차는 전혀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출력과 토크, 연비를 모두 잡을 수 없기 때문에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며 "QM3는 연비 효율성에 집중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과 달라 토크가 더 중요시된다"며 "만약 출력이나 토크 등이 문제가 됐다면 유럽에서 많이 팔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3(위)와 기아차의 올 뉴 쏘울.(사진=르노삼성, 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