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2차전이 예고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연준이 테이퍼링에 돌입한다면 논쟁은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에 대한 선제지침(forward guidance)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의 5년간 0에 가까운 제로금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연준은 실업률이 6.5%로 내려가고 물가상승률이 2.5%를 넘지 않을 때까지는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7.3%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를 위한 목표 실업률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연준 인사들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문제에 대한 어조가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목표 실업률 등을 조정하지 않는 대신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졌을 때 연준이 어떤식으로 행동을 변화할지를 설명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이는 버냉키 의장은 물론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해오던 것"이라며 "이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자 우리가 선제지침을 통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불라드 총재가 실업률 목표치를 낮출 것을 주장하던 대표적인 연준 인사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어조의 변화는 의미있는 것이라는 게 로이터통신의 설명이다.
버냉키 의장도 앞서 이주 초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둘 것이라며 아마도 실업률이 6.5%에 도달한 이후 한참 뒤까지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이에따라 실업률이 목표치에 도달하는 시점과 기준금리를 내리는 시점 사이에 일정 기간의 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시장에 혼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변경과 관련한 정책 변화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자주 바꾼다면 대중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향후 선제지침 수단을 바꾸려면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