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국내증시에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여전히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외국인 수급에 크게 의존했다. 특히 환율 하락과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로 외국인이 매도강도를 키울 때마다 지수는 부담스러운 하방 압력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코스피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2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훈풍을 받은데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순매수가 확대되며 지수의 하단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컨설팅파트는 "미국의 소비시즌과 유로존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지수의 추세적 하락보다는 하방 경직성 확보에 무게를 둔다"며 "2000선 이하에서 유입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연기금과 투신권의 순매수 등이 투자 심리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기금은 최근 25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펼치며 약 1조1200억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9조원을 사들이며 올해 월 평균 82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만 4조6000억원, 11월에는 47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6대 연기금 중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지난해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매수 여력은 770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통상 지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매수 강도가 높아지는 국민연금의 매매패턴을 감안할 때 연기금의 수급은 연말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경기소비재, 소재 등 경기민감 대형주 중심으로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분기 이후 금융주와 필수소비재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임 연구원은 "이는 최근 대형주 랠리에서 소외됐던 금융주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 내수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며 "연기금이 비중을 늘린 금융과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