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퇴직연금의 일시금 수령을 정부 차원에서 제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경희 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충무로 생명보험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연금학회 제4차 개인연금포럼에서 '연금전환, 글로벌 추세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소득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수급자 비율은 4.0%에 그쳤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연금수급 비중이 0.2%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퇴직연금은 사회보험은 아니지만 준공적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일정 연령 전까지 일시금 수령을 불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반환일시금을 허용했지만 10년 뒤인 1998년 이 제도를 폐지했다. 700만명 이상의 가입자들이 반환일시금을 수령하는 등 제도의 폐해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역시 일시금 지급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 1999년 관련법을 개정하고 2000년 7월부터 시행했다.
그는 "연금지급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만 일시금을 허용하거나, 적립금이 너무 적어서 연금수령의 의미가 없거나 하는 등 예외 사항에 해당할 경우에만 일시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의의 경우 칠레와 영국은 퇴직연금 연금수령을 의무화했다. 스위스는 퇴직연금 적립금 중 일정수준에 대해 높은 연금지급율을 제시해 연금전환을 유도했다.
이에 대해 이태열 보험연구원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시기와 연금수령까지 차이가 커 퇴직금 일시금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며 "퇴직연금의 일시금 수령을 완전 제한하는 방안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홍민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소장은 "퇴직연금 도입된 지 10년이 되가는데 아직까지 적립단계에만 신경이 쏠려있는 업계의 책임도 크다"며 "인출단계에 있어 고객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퇴직연금 연금화를 위해 강제화도 중요하지만 근로자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근로자들이 젊었을 때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