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지난 14일 발표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안을 두고 정부가 방송 철학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상파나 위성방송 등 무선방송에 대해 어떤 지위와 위상을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나온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승희 의원실과 공공미디어연구소, 언론개혁시민연대가 공동주최한 '공공서비스 강화를 위한 방송규제 혁신 방안 긴급토론회'에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발제를 통해 "방송발전 종합계획안이 적용되면 무선방송은 사실상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진=조아름기자)
조준상 소장에 따르면 우리사회에서는 '무료보편서비스'란 용어보다 무선방송으로서의 지상파 방송과 위성방송에 어떤 책임을 지울 것인지를 먼저 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 지상파 방송은 무선방송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무료방송으로 인식돼 왔고 보편적인 접근성을 보장해야 하는 책임을 맡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소장은 "주무 부처의 방송철학 부재는 정책 일관성의 부재로 이어진다"며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에 대한 규제·감독기관이 나뉘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초까지 케이블업계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클리어쾀은 8레벨 잔류 측파대(8VSB)가 허용될 경우 찬밥신세로 전락할 상황에 놓였다.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TV를 시청할 수 있는 클리어쾀은 저소득층을 위해 최소한의 채널을 고화질로 볼수 있도록 하고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킨다는 취지로 도입이 추진됐다. 하지만 어느 순간 8VSB 허용 논의가 본격화 되면서 클리어쾀이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조준상 소장은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시청자의 편의를 늘릴 수 있다면 전송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문제는 정부가 지상파 난시청 해소를 위한 전송방식 변경과 700Mhz 대역의 활용문제에는 왜 그렇게 소극적인가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KT의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배타적 지배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조 소장은 "KT는 OTS를 통해 스카이라이프의 HD 다채널을 모두 흡수했다"며 "OTS는 KT의 IPTV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매개체"라고 말했다.
이어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역시 KT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료방송시장에서 KT의 지위는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성방송은 공동플랫폼으로 탄생해 점유율 규제를 받지 않았지만 KT의 지배를 받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시장점유율 제한이 신속히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준상 소장은 "케이블의 8VSB와 지상파의 다채널 서비스(MMS) 도입과 DCS 허용, UHD 추진,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기준 일원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매출 점유율 규제 완화 등이 각 사업자의 이해관계에만 치중했다"며 "지상파와 위성방송 플랫폼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