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소비자 지표가 예상 밖의 부진한 결과를 보인 영향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37% 하락한 80.65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7% 오른 1.3569에, 달러·엔 환율은 0.20% 하락한 101.27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에 대한 매도세를 불러온 것은 미국의 소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에서였다.
민간시장조사업체인 컨퍼런스보드는 11월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7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의 수정치 72.4와 사전 전망치 72.6을 모두 밑도는 것으로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과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 마님보 웨스턴유니언 비즈니스솔루션 선임애널리스트는 "실망스러운 지표에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며 "홀리데이 시즌의 지출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보다 소폭의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을 자제할 것이란 경계감도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찰스 스타나우드 노무라홀딩스 투자전략가는 "ECB가 향후 몇 달간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며 "이 같은 전망이 유로 강세를 유도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달러에 편중된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 역시 유로 강세를 부추겼다.
일본의 경기 하방 리스크가 대두된 점은 사흘간 이어졌던 엔저 흐름을 끊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의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시라이 사유리 정책위원은 "향후 경기 하방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외 경제와 가계지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에릭 빌로리아 게인캐피탈그룹 선임투자전략가는 "지난 몇 주간 엔화 약세 기조가 가속화됐다"며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BOJ 위원들을 포함해 일본 내부에서 성장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