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직전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김연아.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김연아는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가 열리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떠났다.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세계 빙상계에서 B급 대회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김연아는 중족골 부상을 당하면서 2013~2014 시즌 국제빙상준비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고, 부상을 어느정도 털어낸 상황에서 '소치 리허설' 격의 대회로 이번 대회를 택했다. 김연아는 오는 7일(한국시간) 출전한다.
김연아는 공항 출국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림픽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늦은만큼 더 철저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번 대회는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니 욕심보다 좋은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B급인 이번 대회에 나선 각오에 대해선 "그랑프리 시리즈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한 것을 잘 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부상 이후 김연아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현재 몸상태에 대해서는 "지금은 80~90% 정도로 올라왔다고 본다. 대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올림픽 때 맞춰서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을 최초로 펼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프로그램은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의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 쇼트프로그램)와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 프리스케이팅)이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서정적 분위기, '아디오스 노니노'는 우아하고 강렬한 느낌이 교차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녀는 "점프 구성은 예전과 똑같을 것"이라면서 "나머지는 며칠 후에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보여드리겠다. 며칠 만 기다려 달라"며 미소지었다.
다만 '아디오스 노니노'는 김연아 스스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그램 중 가장 어렵다"라고 털어놓았다. 이 프로그램의 안무를 완성한 데이비드 윌슨은 최근 "오직 김연아 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안무를 평가한 바 있다.
한편 김연아는 최근 "김연아가 있었기에 내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아사다 마오의 발언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이에 김연아는 "나도 마오와 같은 생각이다. 마오와 주니어시절부터 쉬지않고 비교받으며 라이벌 의식을 가졌다. 마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지만, 동기 부여와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또 "나는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예전에 땄다. 결과에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부담없이 편안하게 하면서 첫 프로그램을 숙달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목표"라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작은 대회이긴 하지만 안도 미키와 러시아의 떠오르는 선수가 출전한다. 내게도 좀 더 성장할 기회"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