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울리지마'.. 2013년 관객을 울린 샛별 갈소원·이레·강지우

입력 : 2013-12-08 오후 2:56:16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기자 역시도 영화관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창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계 동료들이 잔뜩 모인 언론시사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일반 영화관에서의 몇 배 더 창피하다. 어떻게든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복식호흡을 하며 가까스로 참아내려고 한다.
 
그래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올해 개봉된 영화 '7번방의 선물'(이하 '7번방), '소원', '집으로 가는 길'을 보고는 주르륵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류승룡, 설경구, 엄지원, 전도연, 고수의 탁월한 연기 때문도 있겠지만 눈물이 쏟아진 가장 큰 이유는 '7번방'의 갈소원과 '소원'의 이레, '집으로'의 강지우 때문이었다.
 
혹자는 10여년 뒤 충무로를 책임질 여배우 3명이 올해 하나 같이 탄생했다고 한다. 꼭 농담처럼만 들리지 않는다.
 
◇박신혜-갈소원-류승룡 (사진제공=NEW)
 
갈소원 "하얀 도화지 같았다"
 
2006년 개띠 생인 갈소원은 7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숙한 연기를 펼쳤다.
 
갈소원은 극초반 아빠 용구(류승룡 분)와 세일러문 가방만 있으면 세상 가장 행복한 미소천사의 모습을 보이더니, 극후반에 깊은 눈물을 끌어내는데 앞장섰다.
 
깜찍한 표정, 똑부러진 대사 전달력, 활발함과 깊은 슬픔을 오고가는 감성 연기까지 완벽히 선보였다. 갈소원이라는 이름이 폭발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이유다.
 
'7번방'의 이환경 감독은 "소원이의 연기는 하얀 도화지 같았다. 감히 어른들은 따라 할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이후 갈소원은 SBS '출생의 비밀'과 MBC '메디컬 탑팀'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레 "감독의 디렉션을 넘었다"
 
이레 역시 갈소원과 마찬가지로 2006년 생이다. '소원'을 촬영할 때는 아직 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유치원 생이었다. 그런 그가 성폭행을 당한 극중 소원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이레는 극중 끔찍한 상처를 받은 소원의 아픔과 상처의 감정을 넘쳐나지 않게 표현했다. '소원'에서 소원만 등장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흐른다. 이후 아빠 동훈(설경구 분)의 노력과 엄마 미희(엄지원 분)의 노력 덕택에 점점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에는 극초반 보였던 활발한 아이의 모습을 되찾으며 웃음을 보인다. 이 과정 모든 순간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어느 한 장면 이상하거나 아쉬운 장면이 없었다.
 
'소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레는 이준익 감독의 디렉션을 받지 않았다. 몇 몇 연기 선생님과 상담가, 실제 어머니가 대본을 끼고 이레를 가르쳤다. 연기의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이준익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은 "이레는 디렉션을 딱히 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연기를 펼쳤다. 디렉션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도연-강지우-고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강지우 "충무로는 이 신예를 주목하라"
 
오는 11일 개봉하는 '집으로 가는 길'의 정연(전도연 분)과 종배(고수 분)의 딸로 혜린 역의 강지우는 작품을 통해 수 많은 관객들을 울릴 예정이다.
 
강지우는 엄마와 생이별하고 아버지 품에서 떼를 쓰기도 하는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딸 혜린을 연기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눈물을 짓거나,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기뻐하는 표정, 부모님이 혼을 낼 때 서럽게 우는 모습이 정말 우리네 이웃집 아이 같았다.
 
극후반 2년 만에 엄마를 만나고, 어색해하는 얼굴 빛은 이 영화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이자 최고의 장면이었다.
 
방은진 감독은 "충무로 관계자들은 아역 강지우를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력 추천했다.
 
앞서 강지우는 SBS '수상한 가정부'에서 최지우에게 복녀님이라고 부르며 똘망똘망한 모습을 보이는 은혜결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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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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