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양현석-유희열(위 왼쪽부터)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3'가 오디션 침체 분위기를 딛고 매회 1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면서 인기행진을 달리고 있다.
독특하고 사연 넘치는 참가자와 박진영-양현석-유희열 심사위원진의 진심어린 심사가 'K팝스타3'의 인기비결로 꼽히고 있다.
이제껏 오디션의 경우 초반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곤 했다. 노래와 심사만 반복되는 포맷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참가자들을 관심의 대상으로 만드느냐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진의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K팝스타3' 제작진은 오디션 포맷의 한계를 심사위원진의 진정성 있는 심사평으로 해결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1일 2회 방송에서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른 류지수의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줬다. 지난해 'K팝스타2'에서 박진영에게 혹평을 받고 탈락한 후 다시 한 번 'K팝스타3'에 도전한 류지수는 긴장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양현석은 탈락을, 유희열은 "다시 한 번 박진영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합격을 내린 상태였다. 박진영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음 라운드에는 자기 목소리로 노래하는 걸 듣고 싶다"며 합격을 줬다. 결국 류지수는 눈물을 터뜨리며 기회를 준 심사위원진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감동은 8일 방송된 3회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양현석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재도전한 어린이 걸그룹 퍼스트원(김연비-손현진-유효진-전희선)은 이날 '나쁜기집애'와 '플리즈 돈 고'(Please Don't Go)의 리믹스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가창력과 댄스 등 여러 면에서 미숙했다. 이에 대해 박진영과 양현석은 "연습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생각을 다시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생각은 안 되고 연습만 한 것 같다"며 혹평을 내린 뒤 탈락을 줬다.
혹독한 심사평을 들은 퍼스트원 네 멤버가 눈물을 흘리며 무대를 내려가는 찰나 양현석은 갑자기 이들을 붙잡아 세웠다.
이어 그는 "불합격을 누르려고 했다. 1년이나 연습했는데 중요한 것을 못 배우고 가는 게 아쉽다. 3년 연속 도전하는 것은 힘드니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와일드 카드를 꺼내 이들을 구제했다. 그리고는 "연습하지 말고 즐겨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퍼스트원이 내려간 후 심사위원진의 대화는 더욱 진정성이 넘쳤다.
먼저 말을 꺼낸 박진영은 "제일 두서없는 심사였다. 말하는 내내 안타까워서 뭐라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양현석은 "참 가슴아픈 일인 것 같다. 누구는 좋은 데 가고 자긴 남아서 연습하는데 안 좋은 소리를 듣고"라며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유희열은 "여기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언젠가 만나게 될 세상의 섭리"라며 "인생엔 와일드 카드도 없고 두 분처럼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실력의 차이를 보이는 참가자들을 갈라 놓지 못하는 심사위원으로서의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또 인생 선배로서 어린 참가자들을 향한 진심을 담은 이야기라 더욱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됐다.
'K팝스타3' 박성훈 PD는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세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진심이 담긴 심사평을 모든 출연자를 위해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박 PD는 "우리 심사위원들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심사한다. 방송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진심을 담는다. 누가 봐도 방송으로 나갈 수 없는 실력의 참가자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진심어린 평가를 한다"며 "심사위원진의 진심이 우리 프로그램의 최대의 장점"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