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영국 런던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버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런던 지역의 주택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0% 상승해 평균 33만1000파운드(5억7000만원)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국 전체 지역의 평균 주택가격은 17만900파운드로 4.3% 오르는데 그쳐 런던 지역의 가격 상승률은 버블 우려를 낳을만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상승은 최근 런던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주택수요와 공급에서 기인한 것일 뿐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3년간 런던 부동산 시장에 4억파운드를 투자해온 IP글로벌의 팀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주택시장 전체를 놓고봤을 때 런던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며 "런던 주택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가 도를 지나쳤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동산중개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두바이와 중국, 홍콩은 지난 1년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각각 28.5%, 21.6%, 16.1%를 기록해 세계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빨리 상승한 나라로 꼽혔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영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4.3%로, 55개국 중 25위에 랭크됐다.
전문가들은 런던 지역의 주택가격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승해왔다고 분석했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12개월간의 런던 지역 주택 거래 중 49%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들 중 28%는 영국 거주자가 아니다.
이에 머피 CEO는 "2차세계대전 이후로 주택가격은 매 10년마다 두배로 뛰어왔다"며 "아시아인들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은 영국 주택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암 배일리 나이트 프랭크 대표 역시 버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런던 지역 중에서도 고급주택들이 밀집돼 있는 프라임 센터 런던의 주택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런던의 주변부에 있는 그레이터 런던 지역의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가 주택들이 밀집한 프라임 센터 런던의 주택가격은 지난달 기준 1년새 6.9% 상승했다. 이는 4년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데이비드 아담스 존테일러 매니징 디렉터는 버블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향후 버블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지금은 버블이 아니지만, 영국 정부의 주택구매지원 정책 등이 주택 수요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경우 버블 위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