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워치)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가나?

메드베데프, 15일 "금융위기 극복 가능하다" 진화 안간힘

입력 : 2009-02-16 오전 11:16:40
[뉴스토마토 이현민기자]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지난 98년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선언이 재차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대비 상당폭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월 들어 가용외환보유고는 3880억 달러 수준. 절대 규모로는 상당한 금액이지만 지난해 루블화 가치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무려 2100억 달러를 소진한 상태이다. 이런 추세라면 현재의 외환보유고의 안정성 여부도 안심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인 투자가의 자본회수로 날로 격해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은 약 2900억 달러 이상을 러시아로 부터 회수했다. 러시아 경제의 근간은 석유와 에너지 가격에 있는 만큼 최근 유가의 30~40달러 횡보 국면은 러시아 경제가 단기간에 침체 국면에서 탈피가 어려운 여건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ING 채권애널리스트인 스타니슬라브 포모마렌코는 지난해 8월 이후 러시아 기업의 채권 발행이 전무한 채권시장에 대해 "시장은 이미 죽은 상태이다" 라고 사망선언을 한지 오래이다. 이대로 루블화의 폭락세가 가속화된다면 러시아의 제2의 위기 국면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자조섞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더불어 생존을 위해 메드베데프-푸틴 총리의 상생(相生)무드가 점차 정적(政敵)무드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위기의 현상은 러시아 최대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자금난에 최근 봉착하며 위기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석유관련 기업이 러시아 재정에 기여한 비중은 43%에 달한다. 이대로 유가가 30달러 수준에서 주저 앉는다면 러시아가 IMF 구제금융에 손을 벌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국영 TV인 베스티의 시사프로그램에 이례적으로 출연, 최근 러시아의 금융상황이 복잡하지만 이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경제난의 어려움으로 주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도 현지 기업간 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 수요가 급속히 퇴조한 것은 이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 중이다. 대외채무지불유예라는 최악의 사태에 한국의 기업들도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 roy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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