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투구' 유희관, 연봉 인상률은 구단 사상 최고속도

입력 : 2013-12-12 오후 6:20:14
◇유희관.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느림의 미학' 유희관(27·두산베어스)이 공은 느리게 던지지만 연봉 인상은 빨랐다. 두산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12일 유희관과 1억원에 내년도 연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의 올시즌 연봉은 2600만원이다. 하지만 내년 연봉은 올해보다 285%나 인상됐다. 이는 두산 역대 최고다.
 
◇유희관 연봉 인상률, 두산 역대 1위이자 국내 4위
 
유희관은 입단 4년만에 개인 통산 처음 1억원대 연봉 계약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두산 구단의 연봉 인상률 중 최고는 2008년 외야수 김현수(4200만원→1억2600만원)와 2010년 신인왕의 영예에 오른 포수 양의지(2400만원→7200만원)의 200%였다.
 
더불어 유희관의 연봉 인상률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을 통틀어도 역대 4위다.
 
국내 최고 기록은 류현진(현 LA 다저스)이 한화 이글스 시절인 2007년 기록한 400%(2006년 2000만원→1억원)다. 김상현(KIA·2010년·5200만원→2억4000만원·361.5%), 오지환(LG·2011년·2400만원→1억200만원·325%)이 뒤를 잇는다.
 
◇유희관의 올해 활약은
 
유희관은 이번 시즌 두산 마운드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깜짝 선수'다. 하지만 상무에서 지난해 말 제대한 유희관은 특유의 느린 투구를 통해 국내리그를 주름잡았다.
 
그는 올해 41경기에 나와 '10승 7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988년 윤석환이 기록한 13승 이후 구단 사상 25년만에 왼손 투수 10승을 달성했다.
 
유희관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0㎞ 정도로 느리다. 그렇지만 곳곳을 찌르는 제구와 자유자재 펼치는 완급조절을 비롯한 제구력은 느린 구속을 단점으로 느끼지 않게 만들었다.
 
결국 정규시즌 기간중에 맹활약한 그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펄펄 날았다.  
 
유희관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7.1이닝 5탈삼진 1실점', 5차전에서는 '7이닝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도 '7이닝 5탈삼진 1실점'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유희관은 계약을 마친 후 "그간의 역할에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고맙고 기쁘다. 올해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도 올해 이상의 성적을 올려 '정말 잘하는 선수'란 말을 듣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해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프로생활을 하는 동안 언제나 팀에서 필요한 한결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방심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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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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