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13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코스피가 120일, 200일 이평선을 이탈하며 1950선 지지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의 지수 향방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테이퍼링 우려에 지수가 1900선 부근까지 밀려난 후에야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테이퍼 악재는 이미 반영됐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상황이라 1950선은 지켜질 것으로 예상했다.
◇ 테이퍼링 우려가 문제..1900선까지 열어둬야
1900선까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치는 쪽은 다음주 FOMC이전까지는 테이퍼링 우려가 지속되며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950선 이탈은 테이퍼링 우려와 외국인 매도가 원인"이라며 "다음주 12월 FOMC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센터장은 "우선 테이퍼링의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가 나와야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지 예측 가능해질 것이며 그 전까지는 지지선 논의가 무의미하다"면서 "테이퍼링이 크든 작든 실시되기 시작하면 증시는 테이퍼링 규모만큼 하루 이틀 정도 더 빠졌다가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코스피는 테이퍼링 우려감으로 1900선 언저리까지도 하락할 수 있으며 지금은 예측도 지지선에도 의미를 두지 말고 FOMC 회의 결과를 지켜볼 때"라며 "다만 1900선 부근은 매수에 나서볼만한 지수대이며 투신도 연말 수익률 관리와 연기금 자금집행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센터장은 "테이퍼링 규모를 반영한 흐름이 나타난 후 시장은 다시 펀더멘털로 시선을 옮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하단 지지선으로 1900선을 예상했다. 지수 하락 원인으로는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외국인 매도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 증시를 위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이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 증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안좋았다"며 "투자 자금이 이머징보다는 선진국 쪽으로 가는 양상이었고 기업 실적도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에 많이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선진국 증시에 비해 덜 올랐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못 오른 지수가 약세장세에서 더 가파른 낙폭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이미 테이퍼링 시행을 반영하고 있기때문에 문제는 시행 여부가 아니고 금액일텐데 금액이 아주 크지 않다면 FOMC 열리는 다음주 18일 정도에 지수는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2월 테이퍼링 시행 컨센서스는 기존 30%에서 50%로 높아진 상황이다.
그는 "이미 지수가 테이퍼링 우려에 단기에 70~80포인트 밀렸고 저평가된 구간이고 해서 지수가 여기서 얼마 더 밀려날지에 대한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 밸류에이션 매력적..1950선 지켜낼 것
테이퍼링은 이미 노출된 악재이며 단기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하고 있어 1950선은 지지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1950선 이탈과 관련해 새로울 소식은 없다"며 "FOMC 회의가 임박해 테이퍼링 우려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사례를 볼때 단기적으로 PBR 1배를 하회한 적은 있지만 대체로 이 지지선이 유지돼왔다"며 "이번에도 추가적으로 돌발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1950선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 앞둔 여파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급 공백이 생겼다"고 진단하면서 "외국인 매도는 크라이막스를 지났으며 코스피는 1950선이 바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우려감에 주가가 장기 이평선에 근접했지만 장기적 이탈로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매물이 미국쪽에서 나오는것이 아니라 조세회피지역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 차익실현으로 추세적인 외국인 매도로 판단하긴 성급하다"면서 이어 "양적완화 속도 빠르지 않을 것이며 다른 이머징 국가 대비 한국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