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불안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1960선까지 무너졌고, 간밤 뉴욕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아직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만한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일 만기일 수급 부담이 사라졌다는 점도 1960선에서의 지지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증권가는 테이퍼링 가시화 우려에도 본격적인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코스피가 1960선에서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FOMC회의 전까지 코스피는 당분간 방향성 없이 오르내릴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1960선 지지력 기대
이달 FOMC 정례회의가 다가오면서 미국 경제지표와 베이지북, 주요 연준 인사들의 언급을 통해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 회복의 강도를 고려할 때 예산안 협상 타결로 인한 정치 리스크 감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타당해보인다. 경제 외적으로 경기 회복 기조를 저해할 수 있는 정치 리스크가 줄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이다. 코스피가 지난 9월 초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대외 변수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고, 만기일 수급 부담도 덜어낸 상황이다. 1960선에서의 지지력을 심각하게 의심할 상황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동면에 들어간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7개월째 2.5%로 동결했다. 경기 지표가 개선됐지만 지속적인 회복세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는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중기적으로는 기존의 방어적 입장에서 경기 부양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시화되고 있고, 한은 총재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내년 2분기 말, 3분기 사이에 금통위가 소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
◇KDB대우증권-ECB금리인하 효과,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유럽 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이후 유럽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도입되는 시기에는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큰 폭의 매수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에는 오히려 유럽계 자금이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피의 회복세는 크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 유로존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지수가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년 경제 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잇기 때문이다. 경기 개선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전환도 기대된다. 통상 유럽 증시의 회복은 국내 산업재, 금융섹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조선과 운송은 선박 금융 여건의 개선이 반등의 근거로 작용했고, 금융 섹터는 리스크가 감소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지금 국면에서도 이들 섹터의 회복이 기대된다.
◇한양증권-원화 강세가 의미하는 것
테이퍼링은 기정사실화된 부분이지만 시기가 단축될 경우 적응력에 대한 초기 검증은 필요할 전망이다. FOMC회의까지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모색하기는 어렵지만 지나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 테이퍼링이 단행돼도 유동성 훼손 정도가 크지 않을 전망이고, 결정적으로 테이퍼링이 미국 경기에 대한 연준의 확신을 의미하는만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 외국인 매도에도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머징에 대한 외국인의 이탈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