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영리사업 가능..화장품 업계 긴장 해야 하나

'의사가 만든 화장품' 프리미엄 무시 못 해
"획기적인 신기술 나오지 않는다면 영향 크지 않을 것"

입력 : 2013-12-16 오후 3:27:26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병원도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화장품업계에 근심이 하나 더 늘어났다. 의료법인과 경쟁구도가 가장 크게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건강식품을 포함한 화장품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에서 그동안 규제로 묶여 있던 자화사 설립을 통한 의료법인의 영리사업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병원의 부대사업 범위가 기존 산후조리, 장례식장 보조사업 등에서 연구개발, 구매·임대, 의료관광 등 까지 크게 확대된다.
 
 
특히, 병원들이 마음 놓고 화장품 사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병원들이 문을 닫는 것을 막기 위해 수익사업으로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의도라는데 그럼 화장품 업체들은 문을 닫아도 된다는 소리" 냐며 "최근 업황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이 줄고 있는 와중에 대형 병원까지 가세하면 경쟁구도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 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 특히 '의사가 만든 화장품' 이라는 것 만으로도 프리미엄이 따라 붙을 것" 이라며 "뷰티분야의 새로운 한 분야를 형성하면서 업계의 또 다른 경쟁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약국·병원 화장품 시장이 전체에서 15~2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병원이 판매하는 이른바 '피부과 화장품' 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형 병원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은 위협적일 수 있다.
 
실제로 이지함화장품은 의사가 개발한 화장품이라는 뜻의 '닥터 코스메틱'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지난해 대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 만큼 크지 않을거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병원에서 의료기술을 활용한 전문성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표기나 광고에서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는데 있어 엄격한 규제가 있을 것" 이라며 "기존 화장품에 없던 완전히 획기적인 신기술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단기적으로 업계에서 큰 임팩트를 줄 만큼 파워가 있지는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메디컬 개념을 접목한다고 해도 화장품이 의료품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가 만든 화장품이하는 프리미엄만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기업들은 오랜기간의 경험과 노하우 축적으로 소비자들의 성향과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며 "상품 기획력과 트렌드 상품 개발 등에 있어서 병원과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원의 화장품 사업이 업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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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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