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한국방송공사(KBS)가 스마트폰과 PC, 태블릿에도 수신료를 부과하게 해달라는 건의서를 일방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방통위 일부 상임위원들은 이같은 KBS의 주장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하고 "'직(職)'을 걸고 반대한다"며 강한 부정의 입장을 밝혔다.
17일 방통위에 따르면 KBS는 수신료 60% 인상안을 방통위에 제출하면서 수신료 부과대상을 기존 TV수상기에서 TV수신카드가 장착된 컴퓨터와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통신단말기로 확대하는 방안을 끼워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수신료 부과 확대 방안은 KBS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내용으로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갈 정도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TV수상기외 수신기기에 수신료를 부과하는 방식은 방송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 입법적인 근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PC와 핸드폰에 수신료를 부과하는 세계에서 유례 없는 일이 대한민국 공영방송이라는 KBS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것은 KBS가 국민을 바보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상당히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또 수신료를 3년마다 자동적으로 올릴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안도 KBS 이사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방통위 제출서류에 담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60% 인상도 버거운데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3년 주기 인상방안도 어이가 없다"며 "이처럼 중대한 내용을 논의도 없이 행정부에 제출하는 것은 몰상식"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공사(KBS) 이사회의 수신료 60% 인상안에 대해서 김충식·양문석 상임위원은 강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으며 의결과정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충식·양문석 상임위원은 "KBS 이사진 11명 가운데 여권 추천 이사 7명만이 참석한 일방적인 찬성으로 야권 추천이사 4명의 의견은 모두 무시당했다"며 "KBS 이사회에서 이사 11명 전원이 참여하는 토론을 거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두 위원은 "그간 물가상승을 고려해 10% 내외로 수신료가 상승했던 점을 감안할때 60% 인상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서민가계에 수신료 폭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상임위원직을 걸고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는 최근 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1500원을 올린 매달 4000원씩을 받겠다는 인상안을 방통위에 제출했다.
김충식·양문석 상임위원은 "자주성과 자율성, 공정성과 관련해 단 한가지도 충족되지 못하고 일방적인 인상안이 제출된 점에 대해 대단히 개탄스럽다"며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이날 공영성 강화를 이유로 수신료 인상을 주장한 것은 직무유기다"라고 주장했다.
(사진=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