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이연희, 이정도로 망가질 줄이야

입력 : 2013-12-19 오전 11:07:37
◇이연희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덕지덕지 번진 화장을 하고 첫 등장해 화장품 회사 사장에게 행패를 부리고, 백화점 상사에게는 의협심을 선보였다. 섹시한 의상을 입고 나이트에서 화려한 춤을 췄고, 직원들을 성추행하는 상사에게 속옷을 보여주는 자세로 겁박했다. 순진한 오빠에게 담배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한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이연희의 모습이었다. 이는 이제껏 시청자들이 보지 못했던 이연희이기도 했다.
 
극중 이연희가 맡은 역할은 백화점 엘레베이터 걸 오지영이다. 오지영은 엘리베이터 걸들의 왕언니이고 나이트클럽 죽순이면서도 퀸카다. 촌스러운 네 남자와 사는 장녀에다가, 회상 장면에서는 남학생들의 마음을 흔드는 '담배가게 아가씨'다.
 
주로 청순가련한 여성적인 이미지의 역할을 맡아왔던 이연희의 변신에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선머슴 같은 역할에서 나오는 망가진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랑스러운 모습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다.
 
캐릭터와 이미지 뿐 아니라 연기력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작품 대부분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연희는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CCTV를 피해 달걀을 통째로 삼키는 장면은 애잔함을 드러냈고, 남학생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교정을 지나는 장면은 사랑스럽게 그려졌다. 후배들을 괴롭히는 상사에게 혼쭐을 내는 장면은 이날 방송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아직 발성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 역시도 예전보다는 한층 좋아졌다는 평이다.
 
시청자들 역시 이연희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스코리아'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연희의 연기력을 칭찬하고, 그의 캐릭터에 매력이 느껴진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마지막 장면에서는 빚쟁이들에게 쫓기던 화장품 회사 사장 김형준(이선균 분)이 오지영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을 제안하면서 마무리됐다. 순수했던 고교시절의 형준과 다소 찌질한 이미지의 화장품 회사 사장을 자유자재로 넘나든 이선균과 호흡 역시 기대되는 지점이다.
 
극중 배경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 백화점 엘리베이터 걸에서 미스코리아로 변모하는 오지영을 이연희는 어떤 식으로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미스코리아' 첫 방송은 7.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SBS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2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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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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