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 혐의를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이 15시간에 가까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현 회장은 19일 오전 10시부터 20일 오전 2시를 넘겨서까지 고강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지난 16일과 17일에 이어 19일 현 회장을 3번째 불러 동양그룹의 자금 상환능력이 없음을 알고서도 기업어음(ABCP) 발행을 지시했는지 여부와 허위 공시 등으로 그룹 내 호재를 부풀려 투자자들을 유인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이 수사를 의뢰한 동양증권의 ㈜동양에 대한 불법 자금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러나 현 회장은 기업어음 발행 당시 상환능력과 상환의사가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호재를 부풀려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고의성을 부정하고 불법 자금지원 혐의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 등 경영진은 지난 7~9월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한 직후 ㈜동양·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에 대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5만여명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현 회장은 또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1년6개월간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에 1조5600억원 상당의 부당 대출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동양그룹이 기업어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동양네트웍스를 매각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내거나 삼척화력발전소의 사업성을 과대포장해 투자자를 유인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이 한남동 고급빌라 '라테라스 한남'을 시세보다 비싼 값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동양에 자금을 지원해 준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검찰에 통보하기도 했다.
검찰은 현 회장에 대한 3차 조사까지 끝낸 상황으로, 그동안의 수사에서 확보한 증거물과 관계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르면 오늘(20일) 중 현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3차 소환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현 회장이 출석할 당시 피해자로부터 공격을 받는 모습.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