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미국이 점진적인 양적완화의 축소 즉 테이퍼링에 착수했다. 12월 FOMC에서 현행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한것이다.
하지만 연준의 테이퍼링에 속도가 붙을 것 같진 않다. 현재 미국이 당면한 저물가와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미 연준이 물가상승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지난 11월 전년대비 0.9% 상승에 그쳐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월 실업률 역시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긴축 가이던스인 6.5%보다 높은 7%에 머물고 있다.
◇ 미국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 추이(자료=KB투자증권)
KB투자증권은 저물가 상황인데도 12월 FOMC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변경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향후 물가 추이에 따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강도는 완화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저물가 상황에서도 테이퍼링을 시행한 것은 경기가 워낙 좋다보니 수요도 좋아지면서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인데 향후에 연준 판단과 달리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가 지속된다면 연준의 테이퍼링 강도는 더뎌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연준은 이미 고용에 대해선 테이퍼링 시행요건에 부합할 만큼 양호한 수준까지 올라와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상황 개선 여부는 향후 테이퍼링 강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며 오히려 물가수준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초저금리를 중단하게 될 기준선인 2%보다 낮은 1%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데 향후에도 과거와 같은 물가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미국의 물가상승 속도는 내년 상반기 내내 1% 내외 수준에 머물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테이퍼링 속도가 가속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이며 "정책 불확실성도 낮은 안도구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물가보다는 고용에 주목했지만 향후 테이퍼링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점은 공감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물가부담은 높지 않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속도는 고용지표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데 일자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매달 100억달러 이상으로 가져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팀장은 "연준은 내년 하반기의 중반까지는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진행한 후에 하반기의 후반이 되서야 보유자산 매각에 나설 것이며 금리인상은 이르면 2015년 상반기중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 출구전략 시나리오(자료=아이엠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