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지도부 4명이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가운데 철도노조가 "경찰이 민주노총까지 침탈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우리 사회의 양심을 지켜온 종교계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철도노조는 25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전 허락 없이 조계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철도노조는 조계종 측에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의 파업과 대화를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탄압과,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중재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하고 감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민주노총에 이어 조계종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을 우려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이 체포작전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종교시설인 조계사 주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며칠 전 민주노총에 대한 난입으로 독이 올라 있는 경찰이 또 다른 무리수를 두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무리한 체포 작전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체포 작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정부에 '철도 민영화 금지' 문구를 넣는 철도사업법 개정 제안에 협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민영화가 아니라도 함에도 불구하고 왜 국민들은 믿지 않는지, 정부는 되돌아 봐야 한다"며 "철도노조가 이렇게 파업에 이르게 된 것도 다 갈등해소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정부 책임이라는 점을 깨끗이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모든 권력과 모든 문제 해결수단을 갖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 무엇을 양보해서 어떻게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까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이날 조계사를 방문해 피신 중인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을 만났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건강하십니다"라는 글과 함께 그와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왼쪽)이 25일 조계사를 찾아 피신 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만났다. ⓒ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