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남수단에 파견 중인 한빛부대가 일본 자위대로부터 실탄을 빌린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일본의 군사대국화 홍보에 이용당했다고 성토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약속살리기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실탄 소유 현황을 파악도 못하는 한심한 작전수행 능력"이라며 "내전상태로 치닫는 곳에 장병을 파병하며 총알이 부족한 것이 말이 되나. 파병을 하며 현지 사정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국방부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원내대표는 "일본의 군국주의 우려가 전 세계, 특히 한국 사회에서 심각한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로부터 실탄을 빌린다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게 의아스럽고, 그 무능에 개탄스럽고 기가 막히고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책임자에 대한 분명한 문책과 대통령과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가운데) ⓒNews1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실탄 만발로 정부 스스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군사대국화 홍보에 이용당하고 말았다"고 맹비난했다. 장 의장은 "특히 일본 정부가 유지해온 무기와 탄약 PKO(UN평화유지활동) 협력법의 물자협력범위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뒤집는 첫 선례를 만드는, 수치스러운 역사를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장 의장은 이어 "일본이 침약의 역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과 결과적으로 군사협력을 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이미 일본 정부가 정치적으로 이용한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뒤늦게 정치적으로 하지 말라는 등 한심한 대처로는 이번 사건이 해결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측 간사인 심재권 의원은 우리 정부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요청한 것이 아니라 UN 기관에 요청해 UN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전혀 달리 말하고 있다. 현지 한국군 부대가 직접 지원을 요청했고, 외교 경로를 통해 그것이 한국 정부에 한국 정부의 의사임을 확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한빛부대는 재건을 목적으로 남수단으로 파견됐다. 이번에 1년간의 파견 연장 비준안에 동의한 것도 그 목적이 재건사업이었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런 재건 사업이 급하게 실탄 부족을 호소해야할 정도의 안보상황이라면 즉각 한빛부대는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 출신인 백군기 의원은 "일본 자위대로부터 실탄을 지원받은 일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그 무엇보다도 우리 아들딸인 파병장병들의 목숨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부대 주변에서 교전이 발생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그러면서도 "정부가 한빛부대 2진 임무교대를 할 때 남수단 치안상황이나 종족 간 분쟁 가능성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최근의 기지주변 상황을 예측하고 사전 조치했다면 실탄을 지원받는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자위대도 한빛부대 보다 안전지대에 있는데도 실탄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또 "일본 정부는 그동안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논리로 자위대의 기능 확대를 강화하려했다. 실탄지원이 결과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선례가 되고 명분이 됐다"며 "정부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