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국산 준중형車, 2013년 다변화 꾀하다

입력 : 2013-12-27 오후 12:42:56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올해 국산 준중형차는 세단(가솔린)을 기본으로 쿠페와 디젤, 해치백 등 다양한 변신을 거듭했다. 판매 측면에서 당장의 효과를 보진 못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였다는 평가다.
 
일명 '국민차'라고 불리는 현대차 아반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만대 클럽'(연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는 모델)에 가입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대중적인 모델이다. 쏘나타와 함께 현대차의 간판선수다.
 
아반떼는 지난 4월 쿠페에 이어 8월 디젤로의 변신을 꾀했다.
 
세단보다 큰 중형급 누우 2.0GDi 엔진을 탑재한 아반떼 쿠페는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1.3㎏·m에 리터당 12.4㎞(자동변속기 기준)의 연비를 갖췄다. 아반떼의 개성을 가직한 채 주행성과 역동성 등 쿠페 특유의 색을 입혔다.
 
◇현대차 아반떼 쿠페.(사진=현대차)
 
올해 수입차의 돌풍과 함께 불어온 디젤 바람에 아반떼도 몸을 실었다.
 
그동안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이유로 디젤 모델이 기피돼 왔던 것이 사실. 최근엔 비약적 기술 개선을 통해 소음과 진동을 많이 낮춘데다 디젤의 특성인 높은 연비가 부각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일순간에 바꿨다. 
 
아반떼 디젤은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m의 성능을 발휘하며, 연비는 리터당 16.2㎞다. 디젤답게 가속력과 효율성의 척도가 되는 토크와 연비가 세단보다 우수하다. 아반떼 세단의 경우 최대토크 17.0㎏·m이며, 연비는 리터당 14.0㎞다.
 
기아차 K3는 아반떼보다 더 다양한 색깔로 시장에 등장했다. 쿠페와 디젤뿐만 아니라 해치백까지 내놓은 것.
 
K3는 쿠페(8월)와 디젤(12월) 모두 아반떼보다 각각 4개월 늦게 출시됐다. 형제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나온 만큼 K3는 아반떼와의 차별화가 필요했다.
 
K3 쿱은 아반떼 쿠페와 달리 2.0GDi 엔진이 아닌 1.6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1.6 가솔린 엔진도 선택 가능) 이로 인해 출력(204마력)과 토크(27.0㎏·m)는 아반떼보다 높지만 연비(리터당 11.5㎞)가 낮다.
 
아반떼 디젤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해 성능이 비슷한 K3 디젤은 아반떼보다 소음과 진동 개선을 통한 정숙성 구현에 집중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 K3 디젤.(사진=기아차)
 
해치백 모델인 K3 유로는 성능보다 공간성에 주목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40마력과 17.0㎏·m에 불과하지만 실내공간 활용성이 높다. 레저 등 여가를 즐기는 소비흐름에 주목한 결과다.

뒷좌석 6대4 분할 폴딩시트를 비롯해 러기지 보드 아래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러기지 언더트레이, 러기지 룸의 화물을 고정시키는 러기지 네트 등 공간 효율성 극대화에 대한 노력이 엿보인다.
 
한국지엠은 지난 9월 쉐보레 크루즈의 디젤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09년 첫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크루즈 디젤의 엔트리 모델을 내놓은 것.
 
엔트리 모델 추가로 가격이 다양해졌지만 크루즈 디젤은 2192~2315만원으로 아반떼 디젤(1934만~2180만원)보다 여전히 비싸다. 하지만 아반떼 디젤이 1600cc인데 반해 크루즈 디젤은 2000cc로, 체감 차급이 다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아반떼 디젤보다 최고출력(163마력)과 최대토크(36.7㎏·m)는 높지만, 연비(리터당 13.8㎞)는 낮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이다.
 
◇쉐보레 크루즈.(사진=한국지엠)
 
이처럼 준중형급에서 다양한 모델이 한 해 동안 출시됐지만 실제 판매 확대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지난해(1~11월)와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하면 내수시장에서 준중형차의 판매대수는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K3가 지난해 9월 출시돼 지난해 1~8월 판매량에 집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준중형 시장의 규모는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시장의 부진에도 다양한 준중형 모델의 등장으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반격의 장벽을 친 것 또한 자평할 수 있는 대목. 특히 향후 시장 성장성을 고려하면 디젤로의 변신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쿠페나 해치백이 많이 판매되는 모델은 아닌 만큼 자동차 제조사도 판매량을 기대하고 내놓은 것은 아니다"며 "기존 세단과의 시너지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판매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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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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