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의 굴욕..집·직 다 내려놓는다

입력 : 2014-01-06 오전 10:12:5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이 개인채무 상환을 위해 살고 있는 집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채권단이 그룹 지주사인 STX와 자율협약 체결을 추진하면서 STX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재계 서열 12위 기업의 수장이었던 강 회장은 개인재산은 물론 공들여 키워낸 기업까지 모두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매몰참을 지적하는 이유다. 물론 근원적 잘못은 그룹을 경영난에 빠뜨린 강 회장에게 있다.
 
6일 금융권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우리은행 측에 서울 서초동에 있는 자택 트라움하우스 5차(전용면적 273㎡)를 6월 말까지 매각해 남은 빚을 갚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포스텍 자금지원을 위해 STX 주식 635만주를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3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후 STX그룹의 부실로 STX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반대매매를 통해 강 회장 주식 전량을 매각해 21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이번에 우리은행이 빌려간 300억원 중 남은 90억원의 상환을 요구하자 강 회장이 자택 매각에 나선 것이다.
 
강 회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유명하다. 시세는 대략 100억원 안팎으로 주로 대기업 총수들이 소유하고 있다. 집값 하락이 거셌던 지난해 초 공시가격만 해도 54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인 데다 급매로 내놔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강덕수 회장 등 현 STX 경영진은 사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앞서 STX조선해양 등 계열사에서도 자율협약을 전제로 경영진을 교체한 바 있다.
 
STX엔진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부실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이유를 들어 현 경영진을 유임하기도 했지만, STX는 마지막까지 자율협약 체결을 고민했을 정도로 부실 상황이 심각하다.
 
또 기존 사업모델로 독자생존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던 만큼 경영진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이 STX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날 경우 강 회장은 STX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이미 대부분 주요 계열사들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소유로 넘어가고 일부는 독자생존을 추진하고 있어 STX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현재 강덕수 회장이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회사는 STX뿐"이라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경우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지만 이는 채권단의 결정에 달린 것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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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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